[국내뉴스]
내한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인터뷰
2004-12-16
글 : 고일권
“기무라 타쿠야는 불쌍해서 캐스팅 해줬다.”

“기무라 타쿠야요? 온가족이 지브리 팬이라며 먼저 성우역을 자처했죠. 마침 하야오가 유일하게 알고 있던 젊은 가수가 타쿠야였고, 그가 신인일 때 지하철에서 팬들에 둘러싸인 모습을 우연히 봤던 하야오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순조롭게 캐스팅 됐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하 <하울>) 프로듀서이자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동대표인 스즈키 토시오가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스즈키 토시오의 내한목적은 <하울> 홍보차 VIP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한 것. 14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 스즈키 토시오는 <하울>의 제작배경,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점, 지브리 스튜디오의 철학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먼저 <하울>이 지금까지 지브리의 작품들과 타겟이 조금 다른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일차적인 소구대상은 어린이지만 아이들이 즐겁다면 당연히 어른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지브리의 모든 작품들이 아동용지만 지금은 광범위한 연령층이 보고 있다”며 타겟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외국에서 지브리의 작품들이 개봉될 때는 일본 사정과는 많이 다르다”고 전제한 뒤 “그것은 작품자체의 탓이라기 보다 수입, 배급사의 역량에 달린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노 히데야키, 오시이 마모루, 미야자키 하야오 등 유명감독과 공동 작업했던 그는 “이 감독들이 모두 유명해지기 전부터 알고 지냈고 특히 안노 히데야키는 살 집이 없어 스튜디오에서 숙식할때부터 안면이 있었다”는 옛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여러 감독들 중 하야오만의 특징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하야오가 다른 점은 서비스 정신이고 항상 손님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곁에서 지켜본 하야오의 생활철학을 일러주기도 했다. 또 지브리 스튜디오의 성공비결은 “머천다이징, 출판사업, 미술관 사업 등 다양한 사업 영역속에서도 영화사업을 제일 중요하게 인식하고 그 컨텐츠에 집중한 결과”라고 성공의 원동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설립 27년이 된 지브리가 버텨온 것은 초창기 하야오가 말했던 “기획이 있으면 회사는 유지된다”는 단순 철학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이런 철학은 아직까지 유지되어 항상 여러가지 아이디어들로 시작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동시에 여러 작품을 기획하며 “실제로 <이웃집 토토로>는 기획에서 제작까지 10년, <하울>도 <센과 치히로>를 진행하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5년이 걸린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나도 전에 잡지사 기자여서 여러분의 고충을 잘 안다”며 시종일관 회견장을 화기애애하게 이끌던 그는 “한국이 극심한 불경기라고 들었는데 그럴수록 고통받는 계층은 젊은이들”이라며 “이 영화가 젊은층에게 어필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 인사말을 대신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현재 일본 개봉 4주차에도 굳건히 1위를 지키면서 대대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작품으로 이번 주말까지 일본내 흥행수익은 100억엔(1000억원)으로 예상되며 하야오의 모든 작품중 최고 히트작이 될 것이라고 점쳐지고 있다. 국내 개봉은 다음주인 23일(목)로 저패니메이션을 포함한 국내 최고의 일본 흥행작이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2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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