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를 찾는 관객의 발걸음은 지난해도 꾸준했다. CJ-CGV의 2004년 12월 한국영화분석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한해 전국관객은 2003년 대비 16.5% 증가한 138,700,387명으로 집계되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관객은 5% 증가에 그친 반면, 지방관객은 23.2%나 증가해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는 지방 스크린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내용적으로는 연초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사진)의 1천만 관객 동원과 여름시즌 관객의 큰 폭 성장이 이러한 성장을 주도했다. 점진적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겨울시즌, 특히 12월의 한국영화 부진은 주목할 만한 대목. 12월 한국영화가 21.7%(서울기준 16.9%)라는 2000년 6월 이후 최악의 시장점유율로 고전하는 사이 외국영화는 1996년 이후 최고의 관객동원인 전국 855만명을 기록하며 행복한 12월을 보냈다. 한국영화 개봉작이 5편에 불과했고, 그중에 전국 120만명을 동원한 <역도산>을 제외하면 나머지 4편은 3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채 종영했던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2005년 연초에도 아직 양상은 비슷하다. 한 영화관계자는 “2004년 하반기의 지속적인 관객 감소가 더 큰 문제다. 추석시즌의 급격한 축소로 시작된 10, 11월의 흥행약세가 전통적인 성수기인 12월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12월 관객이 예년에 비해 150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전반적인 시장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한편 관객 증가에 결정적 요인이 된 스크린 수 증가도 지속되었다. 1450개로 추정되는 2004년의 전국 스크린 수는 관객동원과 마찬가지로 지방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02년부터 19.5%, 20.8%의 고성장을 거듭하던 지방 스크린 수는 2004년에는 급기야 31.8%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방 스크린 수의 증가는 새로운 사이트의 개발과 단관 위주 극장가의 멀티플렉스화가 발빠르게 이루어진 결과다. 서울 스크린 수는 2002년 19.3%, 2003년 2.6% 증가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가 2004년에는 16.5%로 성장했다. 현재 전국의 스크린 수는 서울 318개, 지방 1132개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