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영화계의 최대 관심사인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가 1월25일 발표됐다. 선두주자로 떠오른 작품은 예상대로 마틴 스코시즈의 <에비에이터>다. 이미 지난 16일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의 영예를 안았던 <에비에이터>는 아카데미상 중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복싱 드라마<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작가 J. M. 배리에 관한 영화<네버랜드를 찾아서>는 각각 7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다.
남우주연상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이미 폭스, 조니 뎁 등의 접전이 예상되고 여우주연상은 아네트 베닝, 힐러리 스왱크, 케이트 윈슬렛 등이 수상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배우 중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제이미 폭스가 2개 부문에 동시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제이미 폭스는 맹인 뮤지션 레이 찰스를 연기한 <레이>로 남우주연상, <콜래트럴>에서 택시운전사로 출연해 남우조연상도 수상이 기대된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이스트우드는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에 동시에 올라 12년전 <용서받지 못한 자>의 상황을 재연했다. 당시 이스트우드는 감독상을 수상했고 남우주연상은 타지 못했다.
이스트우드와 마틴 스코시즈가 경합을 벌이게 된 감독상은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문. 마틴 스코시즈는 <분노의 주먹><좋은 친구들><갱스 오브 뉴욕> 등 다수의 걸작을 만들고도 아카데미 감독상과는 그동안 인연이 없었다. 반면에 이스트우드는 이미 한번 감독상을 수상한 데다가 올해 골든 글로브 감독상도 스코시즈를 제치고 차지하는 등 상복이 많은 편. 따라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누가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서로 강력한 라이벌이 된 세 작품 <에비에이터><밀리언 달러 베이비><네버랜드를 찾아서>는 모두 때마침 한국에서 2월 개봉 예정이므로 수상을 점쳐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한편,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호주 동포 영화 감독인 박세종의 애니메이션 <버스데이 보이>(Birthday Boy)가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후보로 선정됐다. 한국 출품작이었던 <태극기 휘날리며>는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이 부문에는 <바다 속으로>(스페인), <코러스>(프랑스), <몰락>(독일) 등이 후보로 지명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27일 할리우드 코닥 극장에서 크리스 록의 사회로 진행되며, 한국에서는 케이블 채널 OCN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