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말아톤> 달려! <공공의 적2> 밀어내고 1위
2005-02-07
글 : 고일권
<그때 그사람들>의 흥행세는 폭발적이지 않아
<말아톤>

뛰었다하면 무조건 전력질주를 하는 초원이에게 코치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페이스 조절을 해!” <말아톤>도 초반에 숨을 고르고 이제 슬슬 전력질주를 하는 걸까. 지난 주말 극장가는 한국영화 4편이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말아톤>과 <공공의 적2>가 예매율과 현장판매에서 혼선을 예고한 가운데 논란속의 영화 <그때 그사람들>과 로맨틱 코미디 틈새를 노린 <B형 남자친구>까지 가세해 승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 하지만 현장판매에서 <공공의 적2>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말아톤>이 짜릿한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말아톤>은 2주차에 서울관객 12만 6천명을 기록해 12만 3천명을 동원한 <공공의 적2>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전국누계는 어느덧 160만명이다. 3천명을 사이에 둔 박빙의 승부였지만 <말아톤>의 스크린수가 <공공의 적2> 보다 65개나 적은 불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2주차 1위 탈환은 더욱 극적이다. <말아톤>의 선전은 물량공세의 마케팅보다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동시에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아깝게 <말아톤>에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공공의 적2>의 흥행도 여전했다. 첫주에 전국 101만7천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2주차에는 전국 99만6천명을 더 보탠것. 낙폭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서울관객은 <말아톤>에 3천명 뒤지지만 전국으로 따지면 201만명을 넘긴 <공공의 적2>가 1위다. <말아톤>과 <공공의 적2> 모두 첫주의 대단했던 흥행세를 큰 낙폭없이 2주차에도 계속 유지시켜 올 상반기 한국영화 히트작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때 그사람들>

논란속에 개봉된 <그때 그사람들>의 첫주말 성적은 생각보다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사 MK픽처스가 밝힌 6일(일요일)까지의 관객수는 서울 10만 5천명, 전국 34만명 수준이다. 스크린수는 서울 45개, 전국 195개. 개봉 직전 법원의 일부 장면 삭제 명령에 따라 <그때 그사람들>은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그런 논란이 관객들을 극장까지 유도하지는 못했다. 주관람객인 20대의 관심도가 떨어지는데다, 법원의 삭제 명령이 영화에 대한 기대심리보다는 오히려 온전한 영화를 못본다는 역반응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박스오피스 순위 집계 기준인 서울주말 이틀 관객으로만 따지면 6만6천명을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 B형 남자친구 >의 틈새 전략도 보기좋게 들어맞았다. 발렌타인 데이 특수를 노린 < B형 남자친구 >는 서울주말 7만여명, 전국 48만5천명으로 <공공의 적2>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오랜만에 나온 국내 로맨틱 코미디물에 관객들이 외면하지 않은 결과다. 기타 작품들은 연휴에 들어간 배급사(홍보사)들이 많아 순위파악이 용이하지 않다. 배급사 자료에 기초한 1위~4위까지의 순위는 비교적 정확하지만 <레모니 스니캣의 위험한 대결>, <쿵푸허슬>,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이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클로저>의 순위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다른 작품들의 목록이 추가된다면 <피닉스>의 순위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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