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애니와 순애보, 일본영화를 살리다
2005-02-16
글 : 김도훈
2004년 자국영화 시장점유율 전년대비 4.5% 증가, 흥행 1위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년 일본의 박스오피스가 전년과 비교해 큰 신장세를 나타냈다. 일본극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박스오피스 규모는 총 20억달러(200억엔)였으며, 입장관객 수는 모두 1억7천만명으로 집계되었다. 전년인 2003년보다 3.8% 정도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신장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거두고 있는 기록적인 흥행성적에 힘입은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에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현재까지 1억9400만달러의 입장수익을 올렸다. 배급사인 도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최종적으로 거둔 2억9600만달러의 수익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자국영화는 8200만달러의 입장수익을 거두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그 뒤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포케몬 2004>가 따르고 있다.

자국영화들의 박스오피스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영화 시장점유율은 37.5%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의 시장점유율 33%에서 4.5%포인트 정도가 증가한 수치이며, 순수 입장수익만도 총 7억6700만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신장세는 지난 한해 만들어진 자국영화가 양적으로 증가한 것에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03년 개봉한 자국영화 수는 모두 287편이었으나 2004년에는 310편이 관객을 맞이했다. 같은 기간 동안 수입영화 개봉작 수는 2003년의 335편에서 339편으로 단 4편만을 더했을 뿐이다. 수입영화들의 흥행성적도 전년보다 다소 감소한 상태. 4편의 작품(<라스트 사무라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니모를 찾아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각각 1억달러 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003년과 비교하면 총수익은 3.1% 정도 하락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배급사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배급한 도호가 시장점유율 27.91%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재팬은 점유율 17.47%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그뒤를 브에나비스타 재팬과 쇼치쿠가 비슷한 수치로 따르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일본 배급사들이 거둔 성적이 전년보다 월등히 향상된 것을 예로 들며, 오랫동안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본영화들이 자국관객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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