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알모도바르, 계속되는 냉대 참지 못해 스페인영화아카데미 탈퇴
2005-02-17
글 : 김현정 (객원기자)
절이 싫으니 중이 떠나겠소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2004년 고야상 수상 결과에 불만을 표하면서 스페인영화아카데미를 탈퇴했다. 알모도바르의 제작사 엘 데세오는 2월7일 알모도바르가 지난해 12월에 이미 17년 동안 가지고 있던 아카데미 회원자격을 내놓았으며, 그 이유는 스페인의 오스카라고 할 만한 고야상 투표 방식에 더이상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회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회원들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는 것. 2004년 고야상에서 신작 <나쁜 교육>이 단 한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알모도바르는 젊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바다 속으로>가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을 비롯한 14개 부문을 휩쓸었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속으로>는 <나쁜 교육>을 제치고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됐으며, 이미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상태다.

알모도바르의 형제이자 오랫동안 프로듀서로 일해온 그의 파트너 아구스틴 알모도바르는 “우리는 스페인영화아카데미를 떠남으로써 우리 영화에 대한 아카데미의 해묵은 박대를 끝장냈다”고 말하면서 “아카데미의 투표 시스템은 우리 영화 같은 일부 작품에 매우 불공정하며 결국 중요한 인물이나 작품을 몰아낸다”고 덧붙였다. 아구스틴 또한 이번에 알모도바르와 함께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내놓았다. <나쁜 교육>은 어린 시절 그들을 가르친 마놀로 신부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고 그 상처를 잊지 못하는, 한때 동성연인이었던 두 젊은이 앙겔과 엔리케의 이야기. 호평을 받았지만 국제영화제 수상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현재 알모도바르는 페넬로페 크루즈를 기용한 영화 <돌아가기 위하여>를 기획 중이다. 할머니와 딸, 손녀 3대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돌아가기 위하여>는 알모도바르의 고향 라만차와 마드리드에서 촬영할 예정이며 유령과 탱고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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