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이 돌아왔다. 4년 전 발매된 일반판은 쌍발 가스터빈엔진의 화염과 함께 태워버릴 듯한 사양의 SE버전이 발매된 것이었다. 이 영화로 말미암아 오늘날의 토니 스콧이 있을 수 있었고 톰 크루즈와 발 킬머는 스타덤에 올랐으며 짧게 등장할 뿐인 멕 라이언도 주목받게 되었다(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팀 로빈스도 잠깐 출연하니 찾아보시라).
아나모픽이 지원되는 SE버전의 화질은 여전히 빛바랜 부분이 있지만 정말 기가 막힌 것은 사운드다. DTS 6.1채널의 디스크릿 사운드는 당신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탑건>을 ‘들려준다’. 비록 <플래툰>에 밀려 사운드 부문 오스카를 놓쳤지만 아카데미에서 DVD 사운드 리마스터링 부문이 있다면 <탑건> SE가 받아야 할 것이다. 과도하리만큼 활용도가 높은 리어벡 사운드와 F-14 전투기가 뿜어내는 묵직한 저음이 시종일관 감상자를 미소짓게 만든다. 감독과 제작자 그리고 제작에 참여했던 해군 기술고문들의 코멘터리는 꽤나 흥미로운데, 가령 당시 풋내기였던 토니 스콧이 어떻게 제작 도중 3번씩이나 해고당했는지와 영화 속 F-14와 독 파이트를 펼치는 가상의 적은 북한의 미그기였다는 뒷담화를 들려준다. 6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2시간 반 분량의 메이킹 다큐는 다 볼 시간이 없다 하더라도 <뮤직 어브 탑건>은 반드시 볼 것을 권한다. <Take My Breath Away>와 <Danger Zone>을 불렀던 베를린과 케니 로긴스 등이 출연하여 음악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