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뼈>의 최양일 감독과 히로인 스즈키 교카가 내한했다. 지난 2월15일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피와 뼈>의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은 시종일관 진지한 눈빛으로 질문에 응답했다. 괴물 김준평(기타노 다케시)의 아내 이영희 역으로 열연한 스즈키 교카는 “육체적으로 멍이 들고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더 어려웠던 건 기타노 다케시처럼 훌륭한 연기자와 연기하는 것, 연기에 대한 어려운 주문이 매번 내려지는 것, 프로의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난의 제작과정을 술회했다. 그녀는 덧붙여 자신의 한국어 표현이 어떠했는지 기자들에게 반문하고 인상 깊은 한국영화로 <살인의 추억>을 꼽았다. <피와 뼈>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사토라레>를 잇는 그녀의 세 번째 국내개봉작이다.
최양일 감독은 빽빽한 엔딩 크레딧에 대해 “726명이 실렸지만 실제로 일한 사람은 1천명이 넘는다”며 “<피와 뼈>를 만들면서 정말 영화를 만드는 재미를 느꼈다”고 언급했다. 김준평이 이민자라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나 시대적인 맥락이 축소된 부분에 대해서는 “특정한 시대상을 그리기보다는 시대에 등을 돌리고 살아간 한 인물을 그리려 했다”고 답했다.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의 제작 이후 11년 만에 다시 작업한 원작자 양석일과 그의 소설 <피와 뼈>에 대해서는 “그가 다음 작품은 제목을 바꾸지 말고 그대로 쓰라고 해서 제목이 <피와 뼈>가 되었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제작자가 기회를 준다면 김준평의 젊은 시절을 복원한 원래 시나리오대로 제작하는 “7시간 분량의 <피와 뼈>에 도전하고 싶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