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할리우드 제작비 7년새 두배로 껑충
2005-03-09
글 : 박혜명
주요 원인은 높은 개런티와 마케팅 비용

“비용 줄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배트맨 비긴스>

충무로의 제작자와 투자자들도 제작비 상승에 몸살을 앓지만, 할리우드는 더하다. 디즈니, 폭스, 파라마운트, 소니, 유니버설, 워너 등 메이저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할리우드 내 평균 제작비는 올해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스튜디오들이 밝히기 꺼려하므로 아주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미국영화협회(MPAA)가 해마다 발표해온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평균 제작비는 1996년 3980만달러에서 2003년에 638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평균 마케팅 비용도 1980만달러에서 3900만달러로 큰 오름세를 보였다. MPAA 대표 댄 글릭먼은 3월15일에 있을 2004년도 수치 발표를 앞두고 당연한 상승을 예고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할리우드 6개 메이저 스튜디오가 올 한해 영화제작에 쏟아부을 총금액은 6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마케팅 비용 35억달러를 제외한 수치다. 가장 많은 제작비를 예산서에 올린 스튜디오는 워너. <배트맨 비긴스> <찰리와 초콜렛 공장>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등 예산을 깎으려야 깎을 수 없는 프로젝트들 덕에 워너는 약 15억달러를 제작 총예산으로 잡아놓고 있다. <트리플X> 속편과 <쥬만지> 속편, <게이샤의 추억> 등을 제작할 소니는 12억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며, <캐리비안의 해적2> <나니아 연대기> 등의 라인업을 보유한 디즈니는 10억달러가량을 영화제작에 들인다. 폭스는 <판타스틱 포> <킹덤 오브 헤븐> 등을 포함해 8억달러를, 유니버설은 <킹콩> <신데렐라 맨> 등을 포함해 7억5천만달러를 제작 총예산에 배정했다. <우주전쟁> <미션 임파서블3> 등을 제작하는 파라마운트는 7억달러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

제작비 상승의 첫 번째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스타 캐스팅이다. 스타 캐스팅은 해외시장과 DVD 및 각종 판권 판매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하는 것이 할리우드 내 뿌리깊은 신앙이다. 그외에도 <버라이어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스타들이 갈수록 더 많은 개런티를 제작사에 요구하고 있고, 기대작들의 경우 마케팅 비용을 1억5천만달러는 들여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와이드릴리즈 및 대대적인 광고가 따라붙어야 DVD 판매와 해외시장에서도 웬만큼 수익을 거둔다는 게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스튜디오 관계자는 “비용을 줄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남들에게 몸무게를 속이는 것처럼, 지금 할리우드에선 모든 사람들이 제작비에 관해 거짓말을 한다”는 말로 스튜디오들이 ‘실제’ 감당하고 있는 예산의 엄청난 무게와 진퇴양난의 현실을 시사했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