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먼트 & 코멘터리]
<세븐> 연쇄살인의 추억
2005-03-24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존 도의 일기장을 바탕으로 한 메인 메뉴의 기괴한 디자인.

기기 테스트용으로 사용될 만큼 빼어난 화질과 사운드를 자랑하는 <세븐>은 출시 후 3년여가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레퍼런스급의 명품 타이틀로 손꼽힌다. SE 버전으로 출시된 DVD에서는 디스크 2에 담긴 양과 질 모두 뛰어난 서플먼트도 볼거리.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극중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쇄살인마 존 도와 관련된 메뉴들이다.

존 도의 일기장 세부와 그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는 "The Notebook"에는 디자이너들의 코멘터리를 통해 그의 광기어린 필체를 재현하는 과정과 실제 자살한 사람의 눈물 자국까지 포함된 유언장을 입수하는 등, 자료 수집에 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다. 완벽한 캐릭터 소품을 만들고자 한 디자이너들의 이와 같은 노력은 마치 존 도라는 캐릭터 그 자체를 연상시키는 편집광적인 인상마저 들 정도다.

또한 "Still Photographs"에서는 존 도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설정된 탐식, 탐욕, 교만에 해당하는 범죄 사진들과 사건 현장 사진을 열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극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범죄의 과정을 사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며, 살인자의 은거지 내부도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마치 감상자가 살인자의 머릿속에 들어간 듯한 소름끼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듯 <세븐>의 서플먼트는 단지 단편적인 정보나 뒷이야기 제공으로 구색 맞추기에만 그치는 대신, 치밀한 사전 기획과 관련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부록’이라는 한계를 넘어선 것은 물론 본편의 훌륭한 연장으로 기능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일기장의 내용은 디자이너들이 직접 손으로 썼다.
실제 자살자의 메모. 글씨에 번진 눈물자국이 섬뜩하다.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희생자의 변모 과정.
실제 사건 현장을 방불케 하는 세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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