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8일부터 5월6일까지 열리는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3월28일 상영작을 발표했다. 104편의 장편영화와 단편 66편을 만날 수 있는 올해 전주영화제의 특징은 영화제 프로그램의 내실화. 개별 프로그램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보다 100여편 가까이 줄어든 17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송일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쓰카모토 신야가 감독하는 <디지털 삼인삼색>.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의 이유를 “세 작품이 동일하게 영화제의 주제인 환상과 사랑, 희망을 이야기해 개막작으로 손색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폐막작은 상반기 한국영화 기대작 중 하나인 임필성 감독의 <남극일기>가 선정되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좀더 다양한 대중을 만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비대중적인 ‘영화보다 낯선’ 부문의 출품작은 20여편으로 줄어든 대신, 가족 관람층을 위한 ‘영화궁전’의 상영 편수는 대폭 늘어났다. 이 부문에서는 <인크레더블>의 감독인 브래드 버드의 전작 <아이언 자이언트>, <철인 28호>, 최양일의 <퀼>을 만날 수 있다. 경쟁부문인 ‘인디비전’에서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신인들의 독립영화 10편이 소개되고 ‘디지털 스펙트럼’ 부문은 올해부터 디지털 매체에 대한 다채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장·단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회고전과 특별전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마그렙 특별전’에서는 모로코와 튀니지의 영화들이 소개, 상영되고, ‘소마이 신지 회고전’에서는 일본 독립영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특별상영’에서는 새롭게 발굴된 해방 전 한국영화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시네마 스케이프’ 부문에서는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선택된 순간들>, 파트리시오 구즈만 감독의 <살바도르 아옌데>, 올리버 스톤의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 잉마르 베리만의 HD영화 <사라방드>, 구로사와 기요시의 <소울 댄싱>을 비롯한 거장과 중견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밤을 잊은 영화광들을 위한 ‘전주-불면의 밤’에서는 영국의 이단아 켄 러셀과 체코 애니메이션의 거장 카렐 제만의 작품이 소개되며, 사진작가 아라키에 대한 <아라키멘타리>, 나카다 히데오의 <새디스틱 마조히스틱>, 그리고 <인사이드 딥 스로트(목구멍 깊숙히)>처럼 논쟁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는 밤도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까지 전북대 문화관과 고사동으로 나뉘어 있던 상영 공간을 하나로 합쳐 ‘영화의 거리’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