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는 <달콤한 인생>이 달콤한 예매율을 기록 중이다. 4월23일 일본 전역의 150개관에서 동시개봉하는 <달콤한 인생>이 할리우드영화 <쉘 위 댄스?>에 이어 예매순위 2위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일본시장 예매율을 기록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박이범 해외배급팀장은 “이병헌과 한류 팬들에게만 국한된 인기가 아니다. 관객과 기자, 비평가들에게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의 흥행을 낙관했다. 일본 현지의 영화기자인 이쓰키 히라이는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일본 흥행기록을 경신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추측을 내놓았다. 한편, <달콤한 인생>과 같은 날 한국영화로서는 역대 최대규모인 240개관에서 개봉할 <분신사바>의 예매율은 조금 실망스러운 수준. 한류스타가 출연하지 않는데다가 호러영화의 주요 팬인 10대들의 극장예매율이 전통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달콤한 인생>에 이어 <우리형>, 여름엔 <말죽거리 잔혹사>와 <친절한 금자씨>, 가을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다수의 작품들이 대규모 일본 개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300만달러 내외의 높은 가격에 사전판매되었던 작품들. 관계자들은 해마다 상승하는 사전판매 가격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인생>의 높은 예매율을 예로 들며 “앞으로 4∼5년 정도는 한국영화의 일본 판매가 지속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의 기대도 높은 편이다. 이쓰키 히라이는 5월28일에 개봉을 앞둔 <우리형>에 대해 “현재 TV에서 재방 중인 <가을동화>의 인기로 젊은 층에 다시 원빈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형>은 <달콤한 인생>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영진위 해외팀의 황동미씨는 “일본 수입업자들간의 경쟁은 거품에 불과하다. 오히려 한국영화 해외판매의 70%를 일본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돌아서는 순간 해외마케팅은 모두 무너질 수 있다”며 한국의 영화제작사들이 계속해서 사전판매 가격을 높이게 되면 결국에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CJ의 박이범 해외배급팀장 역시 “가격 성장이 지속되면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높은 가격에 판매한 한국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하게 되면 일본의 배급업자들도 다른 아시아 국가의 영화들로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라며 “결국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서 한순간에 거품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그것을 방지하는 길은 높은 가격에 파는 것보다는 일본 내 흥행성적의 극대화에 더 힘을 쏟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