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 있으면 대망의 완결편을 선보이게 될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전작들을 극장에서 봤던 기억들이 새삼 떠오르는데, 앞의 두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단연 <클론의 습격>에서 ‘요다’가 광선검을 뽑는 씬이다.
3년 전 <클론의 습격> 개봉 첫날의 풍경이다. 스크린 속에서 아나킨과 오비완을 가볍게 제압한 악당 두쿠 백작. 아무 거칠 것이 없어 보이는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수백 년을 살아온 제다이 마스터 요다다. 왜소한 체구에 지팡이에 의지한 구부정한 몸을 갖고 뭘 어찌할까 의문이 드는 것도 잠시. 어둠의 힘으로 강력해진 두쿠를 압도하더니만 ‘마침내’ 광선검을 뽑는다. 그리고 그 순간 극장 안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미국도 아닌 우리나라 극장에서 말이다.
요즘은 참 보기 드문 광경인데, 개봉 첫날 약속이나 한 듯 극장에 모인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그만큼 의미심장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까지 프랭크 오즈가 조종했던 ‘인형’ 요다로서는 광선검을 뽑을래야 뽑을 수 없었기 때문.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전혀 어색하지 않은 CG 캐릭터로 바뀌어 신출귀몰한 검술 솜씨를 뽐내게 된 것이다.
이후 극장에서 <클론의 습격>을 몇 차례 다시 봤지만, 개봉 첫날과 같은 열렬한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신장의 열세를 커버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요다의 모습에 실소를 터트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반적인 영화 관객들에게는 좀 어색한 장면이었을지 몰라도 제다이 역사상 최강의 인물이 마침내 실력발휘를 한 명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