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초대형 블록버스터, <남극일기> 언론에 첫 공개
2005-05-10
글 : 최문희
거대한 자연 속,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그린 <남극일기>

규모 및 배우, 스텝, 소재 등 여러 면에서 명실상부한 2005년 최고의 블록버스터 중 하나인 영화 <남극일기>가 5월 10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첫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남극일기>는 언론 시사회 이전에 지난 5월 6일 막 내린 전주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이날 언론 시사회에는 임필성 감독과 주연 배우 송강호, 유지태, 박희순을 비롯해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 등이 무대인사를 가졌다. 유지태는 “싸이더스였기 때문에 이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며 잘 만든 영화라고 자평하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극일기>는 2개월이 넘는 뉴질랜드 로케이션 촬영, 70억원의 순수 제작비, 시나리오 작업 포함 총 준비기간 5년, 한국영화 최초의 남극 소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의 정정훈 촬영감독, <공각기동대> <이노센스> 등에서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작업해온 일본의 음악 감독 가와이 겐지, <반지의 제왕>에 참여했던 뉴질랜드 라인 프로듀서까지 다국적 스텝이 영화에 참여했다. 싸이더스는 이 대단한 프로젝트를 장편 연출 경험이 없는 신인 임필성 감독에게 맡기는 뚝심을 발휘했다.

<남극일기>는 ‘도달불능점’이라고 알려진 남극의 한 지점을 정복하기 위해 나선 탐험대장 최도형(송강호)을 비롯한 탐험대원 6명의 여정을 따라간다. 6개월 동안 낮만 지속되는 남극에서 6개월간의 밤이 시작되기 전까지 도달불능점에 도착해야 하는 6명의 대원들은 영하 80도의 혹한과 언제 만날지 모르는 크레바스(빙하가 움직이는 속도가 달라 생기는 균열. 주로 눈에 덮여 가려진 경우가 많다.), 끝없는 하얀색 일색의 환경 속에서 알 수 있는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고, 대원들에게 하나 둘 씩 사고가 생긴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인간의 접근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 남극이 지닌, 인간을 압도하는 거대한 힘의 공포, 그리고 이러한 자연 못지 않게 무시무시한,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근원적인 외로움과 공포, 욕망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잘 펼쳐내고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게 스크린에 담아낸 웅대한 자연의 공포스러운 풍광과 그에 걸맞는 음악, 색채에는 영화를 만들어낸 이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남극일기>에는 별다른 줄거리와 사건이 없지만, 남극이라는 공간만을 가지고도 보는 이를 시종일관 공포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노고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취약점을 지닌다. 뚜렷한 사건 없이 남극이라는 동일한 배경에서 114분 동안 영화가 지속되고,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공포와 외로움이라는 주제가 지니는 무거움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판단은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몫이다. <남극일기>는 5월 1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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