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먼트 & 코멘터리]
<아즈미> "네~ 아야에요~♡"
2005-05-18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촬영 첫날 이마에 모형 칼을 맞았던 우에토 아야.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영화는 사람들끼리 싸우면서 만드는 거죠’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이하 '아즈미')>의 프로듀서 야마모토 마타이치로는 당당하게 말한다. 단지 <아즈미>가 검술 액션 활극이어서만은 아니다.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배우와 스탭들이 한꺼번에 얽히는 영화 현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가 맞서는 전쟁터이기도 한 것이다.

DVD에 수록된 인터뷰 모음 <아즈미 배틀 챕터>는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과 야마모토 프로듀서의 ‘격돌’을 중심으로 영화 자체만큼이나 수많은 충돌과 시행착오가 오갔던 제작 과정을 경쾌하게 재구성한다. ‘현장이 왜 이 모양이야!’라고 일갈한 한참 연상의 프로듀서에게 ‘뭐가 어째, 이 자식이!’라고 대드는 감독, 주연 우에토 아야를 위해 액션감독이 일부러 가벼운 칼을 준비해줬더니 ‘가벼운 것을 무겁게 보이게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라며 정색을 하고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말하는 우에토의 대비, 본편을 3시간으로 편집하던 감독에게 프로듀서가 ‘좀 더 자르자’ 하니까 ‘그럴 바엔 날 잘라라, 이놈아!’라고 응수하는 감독 등 ‘배틀 챕터’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토크쇼 수준의 출연진의 달변과 순발력 있는 편집이 어우러져 1시간 25분에 이르는, 인터뷰로서는 긴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다.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압권은 초짜였던 우에토 아야의 아이돌 비디오를 보고 한심함에 몸부림치던 감독. ‘쟤 되겠어? 정말 잘 할 수 있겠어, 아야?’라고 혼잣말로 푸념하던 그에게 화면 속의 우에토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네~ 아야에요~♡”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 자신감과 투지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야마모토 프로듀서는 백전노장답게 결국 감독에게 이겼다나.

만화 원작에서의 아즈미의 모습.
현장에서의 야마모토(왼쪽)와 기타무라. 가운데는 원작자 고야마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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