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에 있어 오리지널 화면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특히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촬영된 영화의 경우 화면의 가로 길이가 세로 길이보다 2배 이상 크기 때문에 TV용으로 ‘팬 앤 스캔’(TV 사이즈에 맞추기 위해 화면의 양 옆을 자르는 것)된 영상으로는 제 맛을 느끼기가 어렵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영화들에서 그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 DVD로 새롭게 복각된 옛 영화들은 오리지널 화면비로 그대로 살림으로써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화면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은 TV와 비디오로 수도 없이 봐왔던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말썽장이 폰 트랩 자녀들의 가정교사를 맡게 된 견습 수녀 마리아. 그녀는 경직된 집안 분위기 속에서 음악을 모르고 자라온 아이들에게 음악의 기초부터 가르친다. 바로 그 유명한 ‘도레미송’의 시작이다. 그런데 그 배경이 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한다는 관광지 알프스다.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DVD 속 영상에는 배우들의 모습과 함께 알프스의 웅장한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새삼 저렇게 아름다운 영화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게다가 7명씩이나 되는 폰 트랩 자녀들에 마리아 수녀까지 총 8명을 한 프레임에 전부 담고 있다. 이전까지 TV에서 봤던 영화에서는 마리아를 중심으로 3~4명의 모습만을 보여줬을 뿐이다. 이 정도면 한때 광고에 나왔던 ‘숨어있던 1인치’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시각적 체험이다.
덕분에 <사운드 오브 뮤직>은 주변 사람들에게 화면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타이틀로 쓰고 있다. 고전 영화의 새로운 발견. 이 또한 DVD가 주는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