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올드보이>에 매혹됐다. 지난 5월 초 이탈리아 70개관에서 <올드보이>를 개봉한 배급사 러키레드는 박찬욱 감독을 초대해 언론사 대상 이벤트를 여는 등 작품에 대한 큰 기대를 비쳤다.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러키레드의 대표 안드레아 오키핀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드보이>를 배급하게 된 이유는?
=작년에 칸에서 처음 보고, 뇌를 찔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일이 많아서 극장에서 산만해지곤 하는 나를 시종일관 사로잡은 드문 영화였다. 폐막 사흘 전, 나는 이미 이 영화의 이탈리아 배급권을 쥐고 있었다.
-박찬욱 감독을 초청하기 위해 개봉을 2주나 연기했다.
=종합적인 시장분석을 통해 연기한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많이 배급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해 선보이는 모든 영화가 중요하고,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룬다. 재능이 뛰어나고 스타성이 있는 감독이 현지에 오는 경우, 우리는 언론을 통해 그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한다. 시사회에서 느꼈겠지만, 기자들이 많은 호감과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영화는 작품의 장점을 알리고 제작과정을 소개하면, 관객의 관심을 끌고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시사회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였나?
=80여명의 기자와 15명의 영화평론가, 6개의 TV, 3개의 라디오 매체에서 <올드보이>를 보기 위해 왔다. 대부분이 칸영화제에서 이미 <올드보이>를 접한 사람들인데, 다시 제대로 보기 위해 다녀간 것이다. 일반적인 기자회견에 얼굴을 잘 비치지 않던 기자들도 대거 참석한 것을 보고, 작품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흥미를 읽을 수 있었다. 한국영화와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이미 잘 알고 참석한 이들도 많았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홍보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텐데 흥행을 낙관하고 있는가?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중에서 이탈리아에 처음 소개되는 영화다. 좀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했다. 70개의 프린트를 준비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동시개봉한다. 현재 더빙과 프린트 비용, 박찬욱 감독 초대 비용을 제외하고 이미 35만달러를 투자했다. 타깃을 둘로 잡아, 두 가지 방향으로 홍보를 했다. 예술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성숙하고 지적인 관객이 한 축, 그리고 20대 초반의 젊은 관객이 또 다른 축이다. 빠른 리듬을 싣고 파격적인 장면들을 과감하게 삽입해 예고편을 달리 제작했으며, 영화관도 지식층과 젊은 층을 겨냥해 차별 선택했다. 어떤 층이 영화를 더 많이 보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크다.
-다른 한국영화도 배급할 계획이 있는가?
=현재 <올드보이>와 <복수는 나의 것>을 DVD로 제작 중이며, <친절한 금자씨>도 이탈리아에 배급할 계획이다. 그리고 6월 페사로영화제에 초대된 장선우 감독의 최근작 <천개의 고원>을 구매하기로 했다. 좋은 영화라면 한국의 다른 감독들과도 일하고 싶다. 그들이 원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