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기나긴 봄을 통과했던 극장가가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가 개봉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여름흥행시즌으로 접어든다. 앞으로 최소한 8주동안은 박스오피스 상위권 순위가 거의 매주 바뀔것이고 극장가는 대형 신작으로 요동친다. “볼영화없나” 두리번거리던 잠재관객들도 너도나도 극장으로 몰려간다. 이 시기가 되면 첫주의 성패는 “웰 메이드냐 아니냐”보다는 ‘배급력과 마케팅(광고)’에 의해 판가름난다. TV, 지면, 인터넷, 버스, 지하철, 옥외광고까지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영화포스터가 나부끼고 신작이 개봉했다 싶으면 거의 모든 극장에서 걸린다. 첫주에 고지탈환을 하지 못하면 기회는 없다.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 첫번째 타자는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스캔들 덕분에 노출기회는 배가됐다. 주요 사이트의 예매율은 최소 50%~65% 이상이다. 이변이 없는한 1위 데뷔는 확실하다. <연애의 목적>과 <간큰가족>도 순위야 떨어지겠지만 흥행탄력은 아직 남아있다.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를 제외하고 신작은 <권태>뿐이기 때문이다. 큰 경쟁작은 없는 상황.
다음주에는 <배트맨 비긴즈>(24일)와 <사하라>(24일)가 대기중이다. 아무래도 손가락은 <배트맨 비긴즈>쪽으로 기운다. <배트맨 비긴즈>와 대결을 피한 <씬 시티>(30일)는 그 다음주로 개봉일을 연기했다. <아미티빌 호러>(1일)와 <은하수를 여행하는...>(1일)보다도 <분홍신>(1일)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7월 7일은 <우주전쟁>이 맡아놨다. 그 주에 ‘감히’ <우주전쟁>과 맞붙는 영화는 없다.
<마다가스카>(14일) <천군>, <가발>, <여고괴담4>(15일), <판타스틱4>(22일), <아일랜드>, <친절한 금자씨>(29일), <스텔스> <로봇>, <웰컴 투 동막골>(8월 4일)까지 줄줄이 소시지처럼 엮여있는 영화들을 보면 시즌의 도래를 알수 있다. 이 중에 눈치작전을 편 어느 영화가 개봉일을 변경하면 경쟁작들은 또 울고 웃는다. 하지만 관객은 즐거운, 바야흐로 여름은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