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웬 당황스런 시추에이션? 지난 6월27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개최된 <분홍신>의 기자시사회 도중 기자와 평론가의 격투가 벌어졌다. 알고보니 영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노트북을 켜놓고 기사를 송고하던 한 온라인 매체 사진기자와 이를 지적하던 영화평론가 사이에 벌어진 난투극이었던 것. 주먹과 발길질이 오고간 격렬한 몸싸움은 곧 시사회에 참가한 매니지먼트사 직원들과 주위 언론인들에 의해 평론가가 극장 밖으로 끌려나가면서 종료되었다. 근처에서 이 상황을 지켜본 언론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트북을 끌 것을 종용하던 평론가가 사진기자의 “불편하면 옆자리에 가서 영화를 보라”는 말에 흥분해 노트북을 완력으로 닫으려 했고, 이에 발끈한 온라인 기자가 “어디다 손을 대느냐”고 큰소리로 면박을 주면서 급기야는 몸싸움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시사회가 종료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극장 옆 복도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다가 주변 언론인들의 만류로 일시적인 화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회에 참여했던 언론인과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만 가십거리로 떠돌던 이 사건은, 중앙일간지의 칼럼과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글들을 통해 일파만파로 네티즌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원인제공자인 사진기자가 소속된 인터넷 매체의 게시판은 해당 기자를 성토하는 글이 수십건이나 게재되었으며, 급기야는 기자의 미니홈피 주소가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악플이 시시각각 올라가고 있는 형편이다. 해당 온라인 기자는 ‘인터넷 기자의 슬픔’이라는 미니홈피의 게시물을 통해 반말과 폭력을 행사한 영화평론가의 무례함을 성토하고 나섰지만, 대부분의 기자와 네티즌들은 지나치게 과열된 속보경쟁을 위해 시사회 매너를 무시하기 일쑤인 몇몇 온라인 매체들의 행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언론인은 “이번 사건이 영화상영 중에도 노트북을 버젓이 켜놓고 기사를 작성하는 행위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희망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