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들의 극장 개봉 발걸음이 힘차다. 가장 먼저 박차고 나선 것은 지난 7월15일 개봉한 <목두기 비디오>(윤준형). 이 영화는 2003년 인터넷 상영 당시 유료관객 7천명을 모았고, 뒤이어 실화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제작된 지 2년이 지난 뒤늦은 개봉이지만 한여름 새로운 형식의 공포영화를 찾는 관객의 성향을 겨냥하여 극장에 정식으로 걸리게 됐다. 7월22일 개봉하는 옴니버스영화 <삼인삼색>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완성된 이 영화는 타이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일본의 쓰카모토 신야, 한국의 송일곤 등 비교적 유명 감독들이 참여하여 완성했다. 22일 서울 개봉 이후에는 8월12일부터 광주극장과 대구 동성아트홀에서도 상영을 시작한다.
인디스토리가 배급하는 두편의 영화 <동백꽃>과 <빛나는 거짓>이 그뒤를 이을 예정이다. <동백꽃>은 그동안 <동백꽃 프로젝트-보길도에서 일어난 세 가지 퀴어 이야기>로 소개돼왔던 옴니버스 독립영화의 정식 극장 개봉명이다. 최진성, 소준문, 이송희일, 세명의 독립영화 감독이 각각의 독특한 스타일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주제를 풀어놓는다. 영화는 7월 중순경 출연배우들의 포스터 촬영으로 본격적인 개봉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송희일 감독의 에피소드 <동백 아가씨>에 배우로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던 영화감독 김태용을 비롯, 같은 에피소드에 출연한 여배우 박미현, 소준문 감독의 에피소드 <떠다니는 섬>의 남자주인공 이응재가 촬영에 임한다. 포스터 촬영 역시 독립영화감독 이난이 맡는다. 같이 개봉하게 될 <빛나는 거짓>은 내러티브의 관습을 거부하고 꾸준히 이미지의 실험을 고집하고 있는 채기 감독의 작품이다. 많은 영화제에서 상영하며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동백꽃>과 <빛나는 거짓>은 8월 말이나 9월 초, CGV 인디영화관에서 개봉한다. 9월16일 개봉예정작인 <거칠마루>(김진성)도 빼놓을 수 없다. <거칠마루>는 액션장르를 표방한 영화답게 무술의 달인들이 모여 최고를 가린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무술 고수들이 배우로 참여하여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내년 독립영화 개봉의 청신호가 될 영화가 현재 촬영 중이다. CJ-CGV 제작지원 선정작인 HD 독립장편영화 <8월의 일요일들>(이진우). 80% 정도의 촬영을 마친 <8월의 일요일들>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와 그 아내의 이면을 캐는 남편과 그 주변인들의 복잡한 관계가 펼쳐진다.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독립장편영화의 힘찬 개봉 붐을 내년까지 이어갈 교두보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