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 커플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후 3년 만에 다시 뭉쳐서 만든 영화 <우주전쟁>이 지난 7월 7일 국내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우주전쟁>은 개봉 첫 주에만 무려 143만 관객을 불러들이며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대단한 흥행 성적과는 달리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허무한 결말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국중심주의, 가족주의에 대한 비판이 있고, 영웅이 아닌 평범한 한 가족의 재난 극복기에만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접근 방식이나 이유도 없는 급작스러운 외계인들의 침공을 공포영화 뺨 치게 그려낸 스필버그 씨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여러 의견들을 읽어보시고, 아래쪽의 네티즌 한마디 통해 <우주전쟁>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도 남겨주세요.
<우주전쟁>에 찬성한다
중요한 건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zimmani)
이 영화 속 외계인들의 침공 규모와 방법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고,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이르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할 것은?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홀연히 지구 구출의 길로 나서는 것? 아니다. 무조건 도망쳐야지. 일단 1분 1초라도 더 살아야지. 전체 보기아무리 그래도 스필버그는 위대하다. (cropper)
많은 일반 관객들이 마지막 장면의 황당한 결말에 이의를 제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원작자가 생물학 전공자라는 사실과 스필버그가 애시당초 외계인의 생사에는 별 관심이 없는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도끼눈을 뜨고 쳐다볼 필요는 없다. 전체 보기결말이 중요하지않고, 그 과정이 중요할 뿐. (redsunny)
우주전쟁을 보려고 하는 당신에게 가장 당부하고싶은 말은 지금껏 당신이 본 초월적인 힘을 가져 외계인 마저 우습게 이겨버리는 <인디펜더스 데이>스러운 영웅주의를 잊어달라는 것이다. 9.11테러도 제대로 막지 못한 미국이 미지의 과학이 극도로 발전한 외계인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전체 보기영화의 원작과 스필버그의 우주전쟁 (bayfilms)
어렸을 때 SF 단편집에서 <우주전쟁>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흥미진진한 모험극이었다. 하지만,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은 그 어디에도 '화성인'이라는 존재를 언급하지 않은 점이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한 것은 스필버그가 한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화성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탐사를 통해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 이다. 전체 보기
<우주전쟁>에 반대한다
<우주전쟁> 자기 복제의 한계를 드러내다 (blue0083)
<우주전쟁>은 화려한 볼거리와 캐스팅으로 가득 채워졌음에도 서사구조적인 면에서 많은 허점이 발생한다. 스필버그의 가족주의와 제한된 영역안에서 풀어나가는 공포를 조정하는 부분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낸다. 결국 <우주전쟁>은 전작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스필버그식 가족주의와 H.G 웰즈의 세계관이 비정상적으로 결합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전체 보기미국은 공격당했지만 여전히 천국이다. (bano)
스필버그가 미국의 입장에서 특히 백인의 입장에서 사물을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은 그의 자유이고 문제 삼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비록 본의는 아니더라도 반대로 미국인이 아니라고 해서, 백인이 아니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경계하고 차별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빼앗기거나 영향을 주었다면 우리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스필버그를 비난할 수 있습니다. 전체 보기추락하는 스필버그에게는 날개가 없다. (ozzyz)
<우주전쟁>은 민주주의적 동의절차를 통해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 찬성한 잠정적 가해자들로 하여금 손쉽게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테러리즘에 직면한 이들의 끔찍하고도 서글픈 감정을 진열함으로써 현실 속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을 뒤집는 상대적 당위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