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강철의 연금술사> 마침내 찾아온 화제의 애니
2005-08-15
글 : 한청남

과거에 비해 질적 저하가 눈에 띈다는 의견도 있지만 양적인 면에서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크게 팽창했다. 각종 TV 채널에 매주 수십 종의 시리즈물이 방영되는가 하면 위성을 통한 유료 애니메이션,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OVA 작품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니메이션에 몰두하는 ‘오타쿠’들에 대한 인식도 나아지고 있어서, 그들을 대중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비적 주체로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지난 2004년 <기동전사 건담 SEED>와 함께 가장 성공한 TV 애니메이션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양적 팽창 한 가운데 있는 작품이다.

이미 검증된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강철의 연금술사>는 유명 가수들의 노래 삽입과 인기 성우들을 영입(그 중심에는 재일교포 성우 박로미가 있다) 등 흥행 요소를 가지고 황금시간대에 방영됨으로써, 기존의 애니메이션 팬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눈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술이 중심이 되는 독특한 판타지 세계관과 함께 캐릭터들의 매력이 바로 이 작품의 성공 요인. 특히 ‘강철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에드와 갑옷으로 둘러싸인 영혼뿐인 존재인 알 형제는 소년다운 쾌활함을 간직하고 있지만 실은 과거의 비극에 얽매여 있는 비운의 주인공들로서, 여성팬들의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일본에서만 DVD가 통산 100만장 이상 팔려나갔으며 최근에는 후속편 격인 극장판까지 개봉하는 등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위치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총 13권의 DVD로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앞서 발매되는 1권과 2권에는, 섣부른 연금술로 자신들의 신체를 잃은 에드와 알 형제가 그것을 되찾기 위해 국가연금술사 자격을 따고 ‘현자의 돌’을 찾으러 모험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여섯 에피소드 수록).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등가교환의 법칙’ 등 현실에 기반을 둔 설득력 있는 세계관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연금술을 이용한 사람들의 비극 같은 제법 진지한 내용들이 펼쳐진다.

첫 시작부터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두 형제의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진행되는 방식이라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이를 통해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주연인 에드의 성우를 맡은 박로미의 연기는 소문대로 단연 일품. 평소 쾌활하고 자신만만한 성격이지만 종종 어두운 내면을 드러내는 복잡한 소년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녀의 팬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갈 정도.

화려한 발색의 영상은 TV 애니메이션으로서 만족할만한 화질을 보여주며 일반적인 돌비 디지털 음향보다 깨끗한 무압축 LPCM 2.0 사운드가 작품의 생동감을 더해준다. 부록으로는 각 에피소드들의 예고편을 코믹하게 재더빙한 ‘강철의 뒷면’이 수록되는데 심각한 분위기의 오리지널과 달리 캐릭터들의 황당한 대사가 웃음을 자아낸다. 아쉬움이 남는 구성이지만 다른 부가영상들은 추후 발매될 DVD에 수록된다고 하니 기다려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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