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몬트리올] 퀴어 축제 divers/cite 페스티벌로 분위기 들썩
2005-08-18
글 : 윤혜경 (몬트리올 통신원)
무지개빛 퀴어 세상이 열렸다
<나쁜 교육>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의 축제인 divers/cite 페스티벌이 지난 7월25일부터 일주일간 몬트리올의 도심 곳곳에서 펼쳐졌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인정하고 드러내고 스스로 즐기는, 그래서 함께하는 사람들도 즐거워지는 축제인 diver/cite는 13회인 올해 더욱 다양한 이벤트로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매년 해오던 한낮의 뜨거운 퍼레이드를 야간에 개최하여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의 드랙퀸들과 만나게 해주었고 루폴, 레이디 버니 같은 유명한 퍼포먼스들의 공연과 몬트리올 레즈비언 모임에서 주최하는 댄스파티로 잠시 잊고 지냈던 그들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었다.

많은 이벤트 가운데 동성애를 다룬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작은 영화제가 있었다. 캐나다 출신의 퀴어감독들의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주로 상영했는데 싱글들의 이야기를 다룬 아티프 시디키의 <Solo>, 소년들의 짧았던 여름 이야기가 인상적인 로렝 가그리아디의 <Quand L’amour est gai>, 성적 결정의 바탕을 과학적, 생물학적인 관점의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 장 프랑수아 모네와 피터 타일러 불라타 공동감독의 <Anatomy of Desire> 등이 생드니 거리에 자리한 NFB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이 밖에도 린 페니의 <Apple and Orange>, 호세 토리알바의 <Secrets de Polichinelle>, 고든 맥네난의 <In the flesh> 등의 영화가 함께 상영되었다. 또한 스페인 출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영화 속에서 드랙퀸의 모습을 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주연의 <나쁜 교육>은 에밀리 가멜린 공원에서 해질 무렵 무료로 야외상영을 하였다. 여름 축제기간의 필수품인 간이 의자를 들고 입장한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은 영화를 통해 어린 시절의 여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캐나다 의회에서는 동성혼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로써 캐나다는 벨기에, 네덜란드에 이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세 번째 국가가 되었고 결혼의 정의를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 아닌 두 사람의 결합으로 법안을 수정했다고 한다. 13년간 동성애자들과 트랜스젠더들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던 이 축제는 소수의 나라에서 소수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이곳 출신 퀴어감독들의 다양한 주제의 영화 상영으로 그 어느 해보다도 뜻깊은 축제였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