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거대 회사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런 작업방식을 택했습니다. 앞으로도 독립 제작 방식에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제9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부문에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로 우수상을 받은 신카이 마코토(32) 감독은 자신의 제작방식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혼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1인 제작 방식으로 유명하다. 5년 동안 다니던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그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별의 목소리> 등 단편을 모두 혼자 만들었다. 물론 장편 데뷔작인 <구름의...>의 경우에는 다른 스태프들의 도움을 얻었지만, 가능하면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서정적인 영상과 독특한 줄거리가 어우러진 <구름의...>는 일본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하며 독립 애니메이션계의 기념비적 작품이 됐다.
“게임회사를 다니며 틈틈이 작업을 하다 보니 목소리 더빙까지 모든 걸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애니메이션 쪽 경험도 부족한 제가 처음부터 감독을 맡게 돼 부족함을 많이 느꼈지만, 모든 걸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작품 성향에 대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표현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다”며 “갈등과 혼란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도 큰 테마 가운데 하나인데, 작품을 만들면서 나 스스로도 많이 생각하고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 장편 부문 그랑프리는 헝가리 아론 가우더 감독의 <디스트릭트>가 수상했으며, 단편 부문에선 미국과 러시아 합작영화인 <밀크>(이고르 코발료프)와 프랑스의 <오버타임>(우리 아트란 외)이 각각 일반과 학생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