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주말극장가] 신작 9편 협공해도 <웰컴 투 동막골> 거침없어라
2005-08-26
글 : 고일권
4주째 승승장구 <웰컴 투 동막골>
2위로 꾸준한 인기몰이 <박수칠 때 떠나라>

개봉 4주차에 접어든 <웰컴 투 동막골>이 앞으로 2주동안은 관객몰이를 예약해놨다. 흥행질주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는 여러가지다. 우선 4주차에 이르기까지 50% 내외의 꾸준한 예매율로 주요 사이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개봉한지 3주나 되었는데도 관객이 급락하지 않고 매주 100만명 가까이 불러모아 상영일수에 맞춰 관객이 비례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그렇다. 높은 온라인 예매율과 현장 좌석점유율은 또다시 입소문에 불을 지피고, 이는 신작들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배급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보통 3~4주차에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흥행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들 한다. 흥행에 가속도가 붙어서 밀어주지 않아도 잘 달린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호라, 앞으로 2주동안은 수많은 신작들에도 불구하고 대적할만한 작품이 별로 없다. 추석시즌을 노리는 <가문의 위기>, <형사>, <외출> 개봉일인 9월 8일(목) 전까지 <웰컴 투 동막골>의 1위 행진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그렇게 된다면 5주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웰컴 투 동막골>의 지난 일요일까지 전국누계가 455만명이 넘었는데 이번 주말을 지나면 올 최고 흥행작 <말아톤>의 기록 512만여명을 돌파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후로도 2주연속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700만 정도까지는 눈감고도 예상할 수 있다. 제작사가 <태극기 휘날리며>와 굳이 비교하면서 ‘천만관객’ 운운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 <웰컴 투 동막골>의 최종 스코어는? 현재까지 추이를 볼때 <쉬리>(621만), <공동경비구역 JSA>(583만)를 넘는 것은 무리없어 보이고, 역대 흥행 3위인 <친구>(818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어쨌든 한국영화 역대 흥행성적 4위 정도는 예측이 가능하다.

<친절한 금자씨>의 하락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박수칠 때 떠나라>의 선전도 돋보인다. 3주차에도 예매율 2위를 그대로 지키고 있어 다음주면 200만 돌파가 무난하다. 지난주에 새로 선보인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미안하지만 이대로 죽을거 같다. 이번주 새로 선보이는 고만고만한 영화들에 밀려 예매율은 벌써 6~7위까지 밀려나 있다. 토니 쟈가 내한까지 했지만 <옹박:두번째 미션>의 뒷심도 약하다.

보석절도 커플 최후의 한탕, <애프터 썬셋>
요술쟁이와 인간 사이, <그녀는 요술쟁이>

1,2위가 고착상태를 보인 가운데 이번주에는 신작이 무려 9편이나 개봉해 다양한 입맛을 선사한다. 피어스 브로스넌과 셀마 헤이엑 주연의 <애프터 썬셋>이 예매율 3위로 신작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 최고의 보석절도 커플이 최후의 한탕을 기획한다는 범죄, 액션, 스릴러, 코미디, 어드벤쳐가 짬뽕된 영화다. 브로스넌이 배가 좀 나오기는 했지만, 배경으로 펼쳐지는 휴양지 캐러비안도 충분한 볼거리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그녀는 요술쟁이>는 요술쟁이 이자벨(니콜 키드먼)이 인간의 삶을 선택하면서 정작 요술을 그리워한다는 내용. 예매율 4위로 데뷔했다. 그 뒤를 잇는 신작 <인 굿 컴퍼니>는 아빠(데니스 퀘이드) 몰래 아빠의 연하 직장 상사(토퍼 그레이스)와 연애하는 알렉스(스칼렛 요한슨)의 연애담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아버지상’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여럿인 영화다. <아메리칸 파이>, <어바웃 어 보이>를 연출했던 폴 웨이츠의 세번째 작품.

레니 할린 감독의 <마인드 헌터>
조난당한 스쿠버 다이버, <오픈 워터>

그밖에 대니얼 고든 감독이 북한에 직접 들어가 찍은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과 <어떤 나라>도 선보인다. 다큐멘터리 팬이라면 강추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미국 개봉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었지만 국내에선 예상대로 거의 어필을 못하고 있다. 레니 할린 감독의 <마인드 헌터>도 오락영화로 큰 손색이 없어 그의 팬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조난당한 스쿠버 다이빙 2명을 끈질기게 비추는 <오픈 워터>는 올여름 대미를 장식하는 진정한 공포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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