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의 몸짓과 사슴의 눈망울을 가진 액션스타 토니 자. 그는 1976년에 캄보디아 국경과 맞닿은 타이 동북부 수린에서 태어났다. 척박한 땅에서 솜탐(파파야를 넣은 타이식 샐러드)과 카이양(닭고기 숯불구이)을 먹고 자란 토니는 어린 시절 “이소룡과 성룡 영화에 열광하여 모든 동작을 따라하며” 액션스타의 꿈을 키웠다. 열다섯살부터 영화현장의 갖은 허드렛일로 시작해 스턴트맨으로만 10여편의 영화에 참여했던 그는 <옹박: 무에타이의 후예>(이하 <옹박>)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지난 15일 입국한 토니 자를 이튿날 정두홍 무술감독이 운영하는 휘트니스 센터 더블 H에서 만났다.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그는 또렷하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먼저 <옹박> 이후 삶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을 묻자, “부모님에게 집을 사드리고 효도한 것”이라며 싱글벙글이다. “예전처럼 매일 8시간씩 마음대로 운동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잦은 해외 프로모션 중에도 어디서나 틈만 나면 운동한다”고 토니 자는 말했다. 사진촬영을 위해 역동적인 동작을 부탁하자, 매트에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도록 트레이드마크인 높은 점프로 매트 위를 날아다닌다. 티셔츠가 흠뻑 젖도록 뛰면서도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은 영화 속의 팅(<옹박>)이나 캄(<옹박: 두번째 미션>) 같은 순박함을 느끼게 한다.
<옹박: 두번째 미션>은 <옹박>에 비해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전편에 비해 10배로 늘어난 제작비와 호주 로케이션을 도입한 프로덕션처럼 그의 액션도 규모가 커졌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에서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100명의 스미스와 맞서듯이, 토니는 달려드는 70명이 넘는 악당들의 관절을 드럼 치듯 손쉽게 꺾는다. 그는 “무에타이의 수많은 색깔 중에서 속도 위주였던 <옹박>과는 다른 강인한 면을 선보였다”고 말한다. “대사를 하는 것 자체가 쑥스러웠던” <옹박>과는 달리 “울고 웃는 감정을 나름대로 표현할 정도로 연기에 여유가 생겼다”고 그는 덧붙인다. 그러나 육체만큼 정신을 단련해야 한다는 ‘액션’에 대한 그의 원칙론은 변함없다. “사마티(명상)로 평온한 마음을 갖고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해서 훈련을 거듭해야 원하는 동작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스트 사무라이>를 언급하며 “목적의 성패를 떠나 사무라이의 정신적인 자세와 생활방식이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할리우드에서 크고 작은 제안이 오지만, 아직 타이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고 자국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연작에서처럼 고향이나 자연을 지켜내는 ‘순수한 전사’의 역할이 “아직은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애칭인 ‘자’(Jaa)에 조국 타이를 뜻하는 ‘토니’라는 이름을 내건 이 남자는 차기작에서 “아유타야(타이남부의 지명) 전사의 모습으로 무기를 들고” 우리 앞에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