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언론에 첫 공개
2005-09-29
글 : 박은영
‘다중 플롯’ 구성의 앙상블 영화 국내 1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슬프고 아름다운 성장담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민규동 감독의 신작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9월28일 오후 용산 CGV에서 첫선을 보였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일곱 쌍의 남녀가 일주일 동안 겪는 일곱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앙상블 드라마. 마냥 화사하고 로맨틱해 보였던 예고편의 분위기와 달리, 영화는 이들이 예기치 않게 겪게 되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사랑을 통해 이루는 어떤 기적을 따라잡는다.

멀티플렉스 재건축 압력을 받는 극장 주인 곽회장(주현)은 커피숍을 운영하는 배우 지망생 오 여인(오미희)을 흠모한다. 극장을 찾은 외판원 창후(임창정)는 선애(서영희)와 살림을 차린 가난한 새신랑이다. 창후에게 카드 대금 독촉 전화를 걸어대는 성원(김수로)은 전직 농구선수로, 어린이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TV 프로에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진아를 소개받는다. 진아의 친구인 지석에겐 상반되는 성격의 부모가 있다. 연예기획사 대표인 아버지 조사장(천호진)은 지나치게 냉정하고 엄격하며, 그런 그에게 지쳐 떠나간 아내 유정(엄정화)은 정신과 의사로 씩씩하게 살고 있다. 유정은 토론 프로그램 상대 패널로 만난 단순 무식 나형사(황정민)와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남녀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유정의 병동에 실려온 자살미수자 수경(윤진서)은 수녀 서원을 앞두고, 가수 정훈(정경호)을 사랑하게 됐는데, 마침 조사장에게 퇴출돼 자살 기도한 정훈과 한 병실을 쓰게 된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매그놀리아> <러브 액츄얼리> 이후 한국에도 유행하기 시작한 ‘다중 플롯’ 구성의 앙상블 영화 1호다. 바통을 이어받듯 릴레이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스쳐가며, 조금씩 서로의 일상에 균열을 낸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복잡하고 아이러니컬한 관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점 중에 하나는 이 영화에 ‘민규동 감독스러운’ 요소들이 있느냐 하는 것일 텐데, 일곱쌍의 남녀, 열 넷이나 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복잡한 구성 안에서 이야기 전달과 인물 묘사에 치중해야 했던 까닭에, 전작들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결과물이 되었다.

민규동 감독은 “인생을 구성하는 일상의 다양한 경험들을, 다양한 위치에서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커플들은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으면서, 다 같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나와 관계 없을 것 같은 일이 내 이웃의 일이 되고 내 일이 되면서 아파지고, 그렇게 살아 있다는 걸 행복하게 느끼게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하면서, “나아갈 길을 모른 채 직관적인 믿음만 갖고 진행했는데, 많은 애정을 갖고 도와준 배우들 때문에 헤매거나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 기분이 좋다”며 과정과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엄정화, 황정민, 임창정, 김수로, 서영희, 오미희, 윤진서, 정경호 등의 배우들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면서, 후렴구처럼 “도와주세요~”라는 애교 섞인 인사를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임창정은 영화를 보고 나서,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슴이 뭉클하다”며 감동에 겨워했고, 오미희는 “기쁘고 행복한 날이 아니라, 슬픔과 아픔이 있던 날이 아름답더라는 걸 영화를 보고 새삼 깨달았다”는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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