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시나리오 작가 유성협
2005-10-06
글 : 오정연
사진 : 오계옥
사람 인연은 다 연결되어 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10명이 넘는 등장인물의 다양한 빛깔의 일주일을 다룬 영화다. 줄거리만 나열해도 원고지 몇매를 채울 만한 이 영화(34쪽 프리뷰 참고)의 시나리오 작가 유성협씨. <간큰가족>의 시나리오를 각색했고, <내 생애…>를 통해 처음으로 크레딧에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좋아하는 건 (영화 속 나 형사처럼) 액션영화요, 공포나 스릴러는 겸허하게 생각했을 때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그는, 앞으로도 <내 생애…>처럼 따뜻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한다.

-<내 생애…>의 시나리오는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나.

=2년 전 겨울, <스모크> DVD를 봤는데,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영화가 좋게 다가왔다. 이후 <매그놀리아>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들> 등을 봤고, 그런 주제를 좀더 대중적으로 풀 만한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어떻게 시작할지 엄두가 안 났을 것 같다.

=50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썼다. 거기서 살아남은 게 지금 영화 속 커플들이다. 현실과 밀접한 연관을 맺은 이야기를 남겼다.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했던 건, 곽씨네하우스의 포스터를 그려주는 화가가 해남에 있는 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그 자체로는 따뜻하고 좋은데, 자꾸 딴 커플과 떨어져 혼자 놀게 되더라. 유기전 배치를 고민하던 상황에서, 빼게 됐다.

-애초의 시나리오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허유정의 직업이 영화평론가였다. 실제 영화평론가를 모델로, 그분이 토론회에 참석했던 모습과 평소 에피소드를 넣었었다. 수경과 정훈은 감독님이 추가한 커플이고. 조 사장과 태현의 이야기도 시나리오에 묘사된 분위기와는 좀 다르다. 인물끼리 밀접한 연관을 맺어주기 위해 창후에게 독촉전화를 거는 카드사 직원이 독립된 캐릭터였는데, 그걸 성원과 합치기도 했다.

-다양한 주인공을 생생하게 묘사하려면 취재가 필요했을 것 같다.

=꼭 그런 건 아니다. 다만 곽 회장은, 실제로 50살이 넘어 연애를 하면서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고집스러운 아버지가 모델이다. 창후는 초라한 상황에 굴하지 않는 인물로 작가 입장에서 특별히 가장 사랑스럽고 응원해주고 싶은 인물이다. 그리고 성원은 개인적으로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데, 체육교육과 동기들의 모습을 많이 반영했다.

-그렇다면 전공이….

=원래 체육교육을 전공했다. 공모를 위해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일에 뛰어들게 됐다. 당시 공모에 당선된 시나리오가 바로 윤제균 감독님이 쓰신 거였다. 그런데 내가 지금 그분이 대표인 두사부필름에서 일하고 있으니, 정말 사람의 인연이란 게, <내 생애…>처럼 다 연결된 듯 느껴진다.

-이제 일반적인 영화는 쉽게 느껴질 것 같다.

=절대 아니다. (웃음) 오히려 이 작품을 1년 넘게 준비하면서 주인공이 한두명인 영화에 대한 감을 잃었다. 아니, 어떻게 한 사람의 얘기로 1시간 반을 끌어간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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