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마인드 게임>, 마음으로 이해해야 할 괴작
2005-10-07
글 : 김도훈

감독 유이사 마사아키 | 일본 | 2004년 | 104분 | 와이드앵글

유이사 마사아키 감독은, 로빈 니시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눈과 귀로 집어삼켜 마음으로 이해해야 할 괴작을 만들어냈다. 인물들의 외형은 애니메이션과 실제 배우들을 오가고, 2D와 3D, 픽실레이션과 로토스코핑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기법들이 총동원된 비주얼은 화면에 은하수를 뿌려놓은 듯하다.

<마인드 게임>은 말 그대로 마인드 게임. 머리로 따라가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마음을 따라가는 영상 실험에 가깝다. 내용의 요약이 거의 불가능한 작품이지만, 불가능한 요약은 다음과 같다. 아마추어 만화가 니시는 첫사랑 명을 명의 언니가 일하는 선술집에서 만난다. 선술집에는 곧 명의 아빠를 찾아온 괴물 같은 사채업자들이 들이닥치고, 니시는 사채업자의 총에 맞아서 죽는다. 천국으로 간 니시는 신을 만나지만 “나는 돌아갈거야. 젖먹은 힘까지 다해 즐겁게 살거야!”를 외치며 현세로 돌아온다. 용기를 얻은 그는 사채업자를 제압하고 명과 언니를 데리고 도망치지만,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고래에 의해 삼켜진다. 고래 뱃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던 일행은 거기서 30여년을 살아온 노인을 만나 탈출을 계획한다.

<마인드 게임>은, 이를테면 순수한 애니메이션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다. 실험적인 장편애니메이션에 기꺼이 도전해온 ‘스튜디오 4℃’와 비범한 데뷔작이었던 극장판 <크레용 신짱>으로 주목받은 유이사 마사아키 감독은, 로빈 니시(ロビン西)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눈과 귀로 집어삼켜 마음으로 이해해야 할 괴작을 만들어냈다. 인물들의 외형은 애니메이션과 실제 배우들을 오가고, 2D와 3D, 픽실레이션과 로토스코핑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기법들이 총동원된 비주얼은 화면에 은하수를 뿌려놓은 듯하다. 유이사 마사아키 감독은 이처럼 놀라운 영상을 통해 “실패자라도 좋다.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나가자”는 메시지를 흔들리는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던진다. 가히 재패니메이션의 미래가 여기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의 예술적 한계치까지 밀어붙이는 <마인드 게임>은 “고도의 기술과 고차원적인 센스가 융합되어 셀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불가능한 표현의 정점에 달해있다”는 평과 함께 2004년 일본문화청미디어예술제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 거장들의 야심작인 <이노센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압한 결과였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셀 애니메이션과 3D의 불꽃놀이 속에서 과감한 형식의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라!’고 외치는 유이사 마사아키는, 급변하는 재패니메이션의 물결속에서도 가장 힘차게 움직이는 대어(大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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