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정공법으로 만들어진 성장영화, <별이 된 소년>
2005-10-12
글 : 박혜명

사람과 동물은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람의 말귀를 동물이 알아듣기 때문이다. <별이 된 소년>은 코끼리의 말귀를 알아듣는 소년의 이야기다. 동물농장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데츠무는 학교에서 “동물 똥냄새 난다”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그의 엄마는 농장 돌보는 일에 정신이 팔려있고, 아빠는 그런 엄마에게 헌신적인 남편이다. 장난기많은 원숭이를 유일한 친구로 삼았던 데츠무는, 엄마가 사들인 코끼리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시작한다. 또다른 친구가 생긴 데츠무는 코끼리 조련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는 타이로 날아간다.

이후의 이야기는 짐작하기 별로 어렵지 않다. 낯선 곳에서 겪는 시련을 통해 데츠무는 제 힘으로 앞길을 꾸려나가는 독립적인 인간, 주변인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사회적인 인간이 되어 돌아온다. 그의 식구들도 한층 두터워진 가족애를 확인하게 된다. 타이에서 찍어온, 코끼리들과 소년들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장면들은 커다란 야외스크린으로 보기에 부족함없이 아름답다. 정공법으로 만들어진 성장영화 <별이 된 소년>은 후지TV의 인기 PD였던 가와케 운사쿠의 장편데뷔작이다. <하나와 앨리스>의 여배우 아오이 유우가 짤막한 조연으로 등장하며, <아무도 모른다>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야기라 유야가 데츠무 역을 맡았다. 평범한 역할임에도 배우의 눈빛은 여전히 깊어서, 인간과 동물의 교감에 신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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