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민규동 감독
2005-10-13
글 : 김혜리
사진 : 오계옥
“오랜 연애 끝에 덜컥 만난 다른 사람 같은 영화”

흐린 하늘 아래 수그린 10월의 공휴일, 오후 느지막이 민규동 감독과 약속을 잡았다가 유난히 일찍 문 닫는 카페에서 도중에 쫓겨나왔다. 두 잔째의 따뜻한 커피를 찾아 서늘한 땅거미 속을 걷다가 민규동 감독이 문득 말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해피 엔드>랑 함께 극장에 걸렸는데, 이번에도 정지우 감독님 <사랑니>와 비슷하게 개봉하네요.” 그러고보니 두 감독 모두 여섯해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해질녘에 촉감하는 시간의 무게는 한결 묵직했다. 하지만 영화를 마친 민 감독은 몇년 만에 보는 맑게 갠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 어떻든 간에 인생은 좋은 것이다”라는 괴테의 경구로 시작해 “몇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라는 니체의 인용으로 끝나는 민 감독의 새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일곱 커플, 열 세 사람의 특별한 일주일을 한달음에 그리는 분주한 영화다. 하지만 민규동 감독은 영화 <내 생애…>보다 더 많은 숫자의 ‘방’을 가슴속에 숨긴 사람이다. 첫 영화 이후 오랜 침묵은 그렇게 복잡한 감독의 몸과 정신을 아프게 했고, 결국 앓더라도 영화 안에서 앓기를 소망했던 그는 두사부필름에서 제안받은 시나리오 <내 생애…>을 선택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팬이라면 <내 생애…>의 구석구석에서도 효신의 외로운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을 터다. 그러나 그 희미한 메아리를 덮는 <내 생애…>의 주된 정서는 생의 무게를 어깨로 떠받친 채 위무받고 싶어하는 인지상정이며, 그것은 이 영화를 만들며 민 감독이 구했을 무엇과도 통한다. 막 태어난 자신의 두 번째 영화를 ‘중매 결혼’에 비하는 민규동 감독에게 영화의 조각조각을 들어보이며 뒷얘기를 물었다.

-시사 반응은 예상한 바와 비슷한가.

=관객들이 생각보다 많이 웃고 칭찬해 주었다. <내 생애…>는 내게 오랜 연애 끝에 덜컥 만난 다른 사람 같은 영화였다. 그렇게 한눈에 반한 것은 아니지만 <너는 내 운명>의 석중이 은하를 만난 것처럼 말이다. 다만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요리가 있지 않을까,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들을 흔들어 미각을 넓히고 영양을 주고 다시 먹고 싶게 만들 음식이면 좋겠는데, 늘 보던 음식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남아 있다.

-영화 속 시간이 일주일인데, 인물들이 일주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물리적 감정적 사건을 비탈 구르듯 겪는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영화가 시작되기 전 인물들이 이미 심리적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예컨대 곽 회장은 오 여인에 대한 사랑이, 창후는 피로가, 성원은 권태가 극에 달했다는 전제 말이다.

=그러나, 우리 사는 게 늘 그렇지 않나. 무슨 일이 일어나길 잠재적으로 기다리지 않나. 사실 ‘내 생애 가장’이라는 말 자체가 과장이고 역설이다. 지나는 다시 아플 것이고 유정과 나 형사는 얼마나 연인 관계를 유지할지 모르고 곽씨네 하우스는 끝내 멀티플렉스로 개조될지도 모른다. 지금 살아 있음이 고맙고 아름답게 생각되는 순간, 그 일주일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영화 끝난 다음 일주일도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될 수 있다. 당신 생애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언제냐고 물었을 때 당황하게 되는 것은 오히려 아무 기억도 떠오르지 않아서다.

-다중 플롯인 만큼 누구의 이야기로 영화를 시작할 것인가 궁리가 길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유정(엄정화)과 나 형사(황정민)를 맨 앞으로 편집했다. 그러나 영화의 뼈대를 쥐고 있는 커플인 만큼 너무 손쉬운 해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시나리오대로 곽 회장과 오 여인으로 시작했다. 두 캐릭터는 홍보에서도 왠지 배제된 커플이라 애착이 있었고, 일요일 아침의 느낌과 공간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여서 택했다.

-도입부에 모든 에피소드가 액션이나 전화, TV 등으로 고리를 지으며 소개된다. 그런데 유독 수녀 서원을 앞둔 수경(윤진서)과 퇴출 가수 정훈(정경호)의 이야기 ‘소녀의 기도’ 에피소드만 아무 연결없이 시작된다.

=눈에 띄라고 그랬다. (웃음) 원래 아이디어는 선애를 미사에 참석시키려 했는데 너무 억지스러웠다. 어느 순간 고리의 연결을 끊고 ‘환기’ 시키고 싶기도 했다. 미사는 일요일에 하니까 시간적으로 연결됐다고 할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도 ‘소녀의 기도’는 모든 에피소드가 한 순배 돌며 소개되는 도입부와 두 번째 돌며 전개 국면이 시작되는 사이에 위치해 있다.

-수경이 성당 지붕에서 짝사랑하는 정훈과 윤영의 키스를 질투하는 장면에서는 누구나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옥상 풍경을 떠올릴 것이다. 정훈의 침대를 미는 수경의 연기는 대걸레를 밀던 소녀들과 닮았고, “들리니, 내 심장 소리?” “넌 선인장 같아. 너밖에 몰라.” 같은 대사도 효신(박예진)을 상기시킨다.

=촬영하면서 윤진서가 “우리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야”라고 투덜거렸고,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을 요구해도 “<여고괴담 2>니까” 하며 납득했다. (웃음) 수경 역은 처음부터 윤진서를 염두에 두고 썼다. <이공> 프로젝트 때인가, 카페에 2,300명이 모인 중에 후광 두른 사람이 한 명 보였는데 윤진서였다. 자의식이 강하고 세상에 겁날 게 없고 자기애가 강한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소녀의 기도’ 에피소드는 통째로 들어내라는 박해도 많았다. 20대 커플이니 만큼 풋풋한 연애담으로 가자고 했지만 결국 가장 먼 곳으로 간 셈이다. 그러나 ‘소녀의 기도’를 제외한 다른 일화들은 인터넷 기사로 흔히 접할 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나는 땅에 발딛지 않은 이야기까지 포함돼야 인생의 다양한 영역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소녀의 기도’를 나중에 다시 영화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나.

=원래는 수경이 서원을 한 뒤 엘살바도르 트라피스트 수도회로 간다는 이야기가 영화에 있었다. 현실적으로 자살이나 진배없는 선택이다. 예전 나의 한 친구가 비슷한 길을 갔다. 그의 이야기는 내게 있어 SF다. 언젠가 내가 형이상학적 물음을 이 땅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 수 있는 경지에 들었을 때 꼭 만들고 싶다.

-<내 생애…>는 공간적 맥락이 다소 혼란스럽다. 창후 부부의 집은 백화점 간판을 보면 인천인데, 창후가 나 형사가 있는 서울의 경찰서에 잡혀가고, 성원의 집은 서울 같은데 지방 도시로 보이는 지하철 역사에서 창후와 마주친다.

=촬영지로 예정했던 서울 시내 역이 자살사고로 촬영이 불가능해져 부랴부랴 인천에 가서 찍었는데 그것이 통일성을 깼다. 창후 부부는 곽씨네 하우스 옆 서민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설정된 것이다. 공간들을 집과 직장으로 나누어 지도도 그렸다. 오래된 건물인 곽씨네 하우스가 중심이고 유정의 병원과 나 형사의 경찰서는 강북, 조 사장의 집은 강남, 방송국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나 형사와 유정이 가는 모텔이 있고 창후가 돌아다니며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스쳐가도록 배치했다. 굳이 서울에서 찍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도시였으면 했다. 서울은 영화 찍기에 호조건의 도시는 아니다.

-‘소녀의 기도’ 에피소드는 굉장히 압축된 느낌인 반면 ‘곽 씨네하우스’,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보이는 그대로의 이야기 같다. 에피소드마다 밀도가 다르다.

=에피소드들을 따로 구상해 엮는 것이 아니라 예닐곱 가지 이야기가 얽혀 하나의 내러티브를 만들게 하려고 했다. 그래서 단일한 흐름 안에서 필요한 신과 불필요한 신을 판단했고 상상으로 메꿀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비약시켰다. 한 커플 당 한신 정도를 편집에서 버렸다.

-본인 이름(별 규, 동녘 동자)을 조 사장의 연예기획사 이름(stareast)으로 썼다. 이 밖에 또 다른 장난이 있으면 털어놓아달라.

=내가 직접 출연 못한 대신 이름이라도 나왔으면 했나보다.(웃음) 나중에 영화사 차리면 스타이스트 픽처스라고 지을까. 자세히 보면 극중 영화PD로 분한 김홍백 프로듀서와 매표소 직원으로 설정된 제작부원이 커플로 나와 1주일간 데이트를 하며 계속 등장인물들의 주변을 맴돈다. 분장팀원 두 명도 레즈비언 커플을 연기했는데 나 형사와 유정이 영화볼 때 뒷자리에 앉아 있다.

-하지원씨가 지나의 죽은 엄마로 깜짝 출연하는데, 그녀의 출연분이 영화의 구조에서 매우 튀는 회상 시퀀스다. “우리가 이제 사랑하게 됐구나”라는 잠꼬대 대사가 예쁘다.

=그것은 원래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서 효신(박예진)이 고 선생(백종학)에게 하는 대사였다. 하지원씨를 본래 좋아해 캐스팅을 고집했는데, <형사 duelist> 쫑파티를 하루 미루고 와주었다. 그녀는 착하고 천진하며 조용히 꾸준하게 성장하는 사람 같다.

-영화 속 일주일 동안 곽 씨네하우스에 걸린 영화로 <달콤한 인생>을 골랐다. 심지어 나 형사로 분한 황정민이 자신이 연기한 백 사장의 장면을 극장에서 본다. <내 생애…>의 제목이 본디 ‘달콤한 인생’이었는데 김지운 감독님 영화가 먼저 나와 바꾼 것으로 안다. 다른 이유도 있나.

=김지운 감독님을 좋아한다. 마침 그 장면에서 백 사장의 대사가 “표정이 왜 그래? 억울해? 인생은 고통이야?” 하는데, 단순한 배경 이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정의 핸드백에서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이 나온다. 게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 유정이 전 남편 조 사장(천호진)을 생각하고 있다는 표시인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어린아이처럼 만화를 들고다니며 보는 행동이 유정의 성격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만화를 읽은 사람은 스토리까지 떠올리겠지. <서양골동양과자점>도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다.

-성원이 지나를 돕기 위해 농구 코트에서 골 넣기에 도전하는 장면은 어둠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써서 인위적으로 찍었다. 어떤 효과를 의도했나.

=결국 방송에 이용당하는 일이고 남들에겐 구경거리지만, 여기서 성원은 자기를 버린 여자를 용서하고 딸을 맞아들이는 고독한 싸움을 치르고 있다. 그런 성원을 관중에게 압도당하는 그림으로 찍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관중은 사운드만으로 처리하고 양쪽 골대 사이에 어둠을 만들어 터널을 통과하듯 찍었다.

-임신한 아내가 사라지자 절망에 빠진 창후는 빵봉투를 쓰고 지하철 승객에게 기도를 호소한다. 지하철 행상을 그토록 어려워하던 남자가 바로 그 행위로 가장 간절한 소망을 털어놓는 셈이다.

=창후는 자기의 유약함이 아내를 내몰았다고 여기고 세인의 조롱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얼굴은 숨기고 싶었을 것이고 나 또한 눈물로 호소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얼굴을 가릴 물건은 여러 가지인데, 고 김선일씨의 지울 수 없는 이미지가 작용했다. 우리가 구해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 절박감을 전하고 싶었다.

-조 사장이 죽은 친구로부터 뒤늦게 배달된 상자를 뜯어볼 때, 친구의 말소리가 겹쳐 들려오는 대목이 영화 전체에서 거의 유일하게 화려한 사운드 디자인이 쓰인 장면 같다.

=화면의 조 사장은 메모 하나만 읽지만 실제로는 10년간 써놓고 보내지 못한 모든 편지를 읽은 것처럼 표현하고 싶어서 소리를 썼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스타일을 드러내지 않고 무난하고 낯설지 않게, 나를 숨기며 거리를 좁히는 연출을 하려고 애썼다. 이 복잡한 시나리오를 갖고 욕심내고 흐트러지면, “저 사람은 합의와 무관하게 마음대로 바꾸는 감독”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그런 거라면 다른 놀이터를 택해서 맘껏 놀아야지 싶었다. 이런 근심이 너무 소아적인 것도 같다. 내게도 영화 찍을 기회가 김기덕 감독님처럼 많아서 실험과 시행착오가 자연스럽게 쌓이며 스타일이 나오면 이런 유치한 고민을 안 할 텐데.

-한 사람에게 야박하고 미운 대상이 다른 누군가에겐 삶의 이유일 수 있다는 역설이 더 부각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커플 수가 적었다면 편집으로 해결이 됐겠지만, 역시 난해한 문제다.

=제목이 일주일만 아니었어도 7이란 숫자에 그렇게 집착 안 했을 텐데.(웃음) 이 영화의 인물들은 쉽고 평면적이다. 입체화하려면 다른 인물과 공존시킬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이 사람은 선하기도 악하기도 해”라고 강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정 많은 나 형사가 죄없는 창후를 일단 연행하라고 싸늘히 말하고 채권추심원 성원이 몰아세우던 창후를 배려하는 소소하고 무심히 넘어가는 순간들에 그런 이중성을 새기고 싶었다.

-수많은 로케이션, 왔다가 떠나는 많은 배우들과 영화를 만들면서, 축이 흔들리지 않도록 편집된 양상까지 고려하며 장면들의 핵심을 붙잡아야 했다. 극기훈련 같지 않았나.

=다시 이런 작업이 없기도 하겠지만 다시 하고 싶지 않다.(웃음) 극기훈련보다 통과제의 같았다. 그동안 차근차근 만났어야 될 배우와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나 터뜨리고 힘들어하고 차분히 새출발할 수 있는 제의의 기회를 만들어준 영화다. 다만 편집도 믹싱도 CG도 음악도 하다가 그만둔 것 같아 아쉽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잔상이 엄청났고 내 영화 인생에서 나를 너무 많이 규정한 영화였다. 하지만 <내 생애…>는 훨씬 오래 힘들게 찍었는데도 금방 쑥 잘 지나갈 것 같다.

-음악으로 하여금 잼 세션의 느낌으로 이야기를 아우르게 하겠다는 첫 야심에 비하면, 음악의 쓰임새가 조금 의아하다. 영화에 다른 층을 더하지는 못했다는 느낌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병우 음악감독님이 도중 합류했는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 와중에 대단한 일을 해내신 거다. 기자 시사 3일 전에 음악을 처음 듣고 3시간 만에 믹싱을 했다. 신들이 짧다보니 음악을 넣는 데에 난점도 있었을 거다. 이미 정서가 깃든 가사 있는 노래를 많이 쓰고 싶어 골라놓은 곡도 많았는데 저작권료가 엄청나서 편집 때 넣었던 곡들도 빼야 했다. <문 리버> 한 곡은 끝까지 사수했다. <러브 액츄얼리>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영화다.

-회고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내 생애…>는 당신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와는 달리 쿵쿵 내딛은 걸음 같다. 영화를 더 자주 만드는 것은 정치적 의미를 포함해 지금 내 인생의 목표다.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감독님은 영화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영화 만드는 조건까지 잘 만들어가는 분들이다. 전작까지 영화는 자아와 세계관의 표현수단이었고 쌓여 있던 이미지를 쏟아내는 통로였다. 그런데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단순한 명제에 비춘다면, 소모되는 시간과 돈, 집단적 공정, 표현하고 싶어하는 순간부터 표현하기까지의 거리를 볼 때 영화는 결코 좋은 매체가 아니다. 사진이나 글, 그림이 낫다. 이번 영화는 그것과는 다른 명제를 고민한 과정이었다. 나날이 만들어지는 많은 영화 중 또 한편을 내가 만든다면 그게 어떤 영화여야 하고 감독으로서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다른 느낌으로 고민했다.

-당신이 말한 모든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왜 영화여야 하는가?

=그것은 논리가 아니라 직관이다. 영화가 다른 예술보다 나아서도, 영화말고 달리 할 게 없어서도 아닌데 영화밖에 없는 상황이랄까. 어떤 이야기를 사고할 때 이미 영화로 생각한다.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호소력이 있는데, 그 내밀함이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영화와 만나는 접점을 잘 찾는다면 굉장한 화산폭발이고 화학반응이 될 것이라는 마력적인 ‘예언’을 도저히 외면하기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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