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으로 손꼽히는 1988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 역습의 샤아>는 본고장인 일본판 DVD 보다 미국판 DVD의 내용물이 더 풍성하다. 퀄리티가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5.1 채널 음향이 담겨 있으며 영어 더빙과 자막도 지원된다. 이제부터 소개할 ‘스텀프라모’라는 부가영상도 미국판만의 특별 보너스다.
어린 시절 로봇 만화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조립식 프라모델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각종 프라모델들이 팔리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건프라’라고 불리는 일본 반다이사의 건담 프라모델은 독보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며 성인들에게까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스텀프라모’는 6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그 건프라의 설계에서 제품 포장까지 전 과정을 보여주는 단편 작품이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설명이나 지루한 해설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 제목처럼 ‘스텀프’ 스타일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 영상을 편집한 재치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언뜻 보기에 제조가 이루어지는 물품은 저렴한 가격에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제품 ‘HGUC RX-78-2’ 일명 퍼스트 건담이다. 사무실에서 설계를 담당하는 이들은 컴퓨터로 도안을 만드는 동시에 시제품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스케치를 해보는 등 제품의 정밀도를 높이려고 애를 쓴다. 그 다음은 설계를 토대로 프라모델 생산의 기본이 되는 금형 제조 과정. 반다이제 프라모델의 높은 품질은 정밀한 금형에 있다고 하는데, 과연 금형을 다듬는 장인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그리고 플라스틱 성형, 패키지와 설명서 인쇄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제품 포장이 이루어진다.
사실상 본편과는 전혀 상관없는, 건프라의 홍보물이나 마찬가지지만 건프라 마니아 입장에서는 무척 흥미로울 영상이다. 평소라면 전혀 알지 못했을 세계를 엿보는 재미. DVD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