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둠>(Doom)이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유니버설 픽처스가 제작하고 <크레이들 투 그레이브>의 안제이 바르코비악이 연출한 <둠>은 10월21일 전미 3044개관에서 개봉하는 물량공세에 힘입어 3일간 1540만달러를 거뒀다. 일단 1위로 순조롭게 출발하긴 했지만 그리 높은 성적은 아니어서 속편이 제작될지는 미지수다. 역시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레지던트 이블>1,2편과 <툼 레이더>1,2편의 오프닝 성적에도 미치지 못했다.
1993년에 출시된 <둠>은 최초의 1인칭시점 게임으로, 게임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근미래에 인류가 화성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만든 텔레포트를 조작하던 도중 잘못 연결을 해서 다른 차원의 몬스터들을 불러내게 되고 그 몬스터들을 피해 지구로 귀환하는 내용이다. 영화에서도 1인칭 시점의 느낌을 살렸고 근육질의 배우 드웨인 '더 락' 존슨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둠>이 완벽한 남성영화라면, 다른 두 편의 개봉작<드리머>(Dreamer: Inspired by a True Story)와 <노스 컨트리>(North Country)는 여성 취향의 영화들이다. 드림웍스가 제작한 <드리머>에서는 커트 러셀이 경마 조련사로 나오며 ‘최연소 흥행 보증수표’ 다코타 패닝이 다친 명마를 돌보는 딸을 연기했다. 930만달러 수입을 올려 2위. 5위를 차지한 <노스 컨트리>는 아카데미상에 안성맞춤인 영화다. 미국 최초로 여성 피고가 승소한 성희롱 소송을 다룬 작품으로, <몬스터>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샤를리즈 테론이 또다시 전혀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열연을 펼쳤다. <웨일 라이더>로 주목받은 뉴질랜드 출신 여성감독 니키 카로가 연출했다.
개봉 3주차를 맞은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가 상영규모(3472개관)를 유지한 덕분에 870만달러를 거둬 3위에 올랐다. 지난주 1위였던 <안개>는 4위로 3계단 하락했다. <엘리자베스타운>은 6위, <플라이트 플랜>은 7위로 여전히 10위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