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영화 정보창고 IMDb, 15주년 맞아
2005-11-02
글 : 김도훈
15주년 기념 베스트 15 뽑아…1위는 <파이트 클럽>

전세계 영화광들의 정보창고 IMDb(Internet Movie Database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가 15살을 맞았다. 2005년 10월 현재까지 IMBb에 수록된 영화는 모두 47만1378편, 영화계 인사는 1200만명에 달하고, 매달 3천만명의 네티즌이 정기적으로 IMDb를 찾는다. IMDb는 이미 전세계 영화광들과 영화계 종사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유지가 되었다.

IMDb가 처음부터 인터넷을 통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되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26일치 <LA타임스>는 “한 영화광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IMDb가 15주년을 맞다”라는 기사를 통해 IMDb의 기원을 되짚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IMDb는 영국 브리스틀에 사는 한 영화광 청년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1990년, 골 니드햄은 14일 동안 <에이리언>을 14회 보았고, 자신이 지금까지 본 영화만도 모두 1100여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영화들의 모든 정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던 니드햄은,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많은 영화들을 보기 시작하자, 나중에는 어떤 영화들을 봤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이미 본 영화를 또 빌려보게 되는 오류를 막을 수 있으니까.”

당시는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여서 니드햄은 자신이 모은 정보를 유즈넷 뉴스그룹과 공유했고, 인터넷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자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웹화해서 1994년에 www.imdb.com을 열었다. IMDb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은 닷컴기업인 아마존에 인수된 이후부터. 합병을 계기로 아마존은 IMDb의 이용자들을 아마존 쇼핑몰로 포섭할 수 있었고, IMDb는 무료 운영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좀더 전문적인 관리를 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IMDb의 지난 15년은 자발적인 영화광들의 커뮤니티가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로 거듭난 인터넷 진화의 산례로 보여진다.

한편, IMDb 스탭들은 15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지난 15년간의 영화 베스트 15를 선정했다. 1위는 <파이트 클럽>, 2위는 <매트릭스>, 3위는 <펄프 픽션>이었다. 이 젊은 리스트는 닷컴 기업에 인수된 IMDb가 여전히 젊은 영화광들의 손으로 운영된다는 무언의 방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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