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동전사 Z건담> 두 번째 극장판 일본 관람기
2005-11-07
글 : 한청남

2005년 10월 29일 새벽 3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하네다 공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뉴질랜드 비행기에는 영화 <반지의 제왕>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고 들었는데, 일본 가는 비행기는 <포켓 몬스터>로 도배가 되어있다. ‘과연 애니메이션의 천국’. 애니메이션을 보러 가는 손님을 위한 환영인사인 듯 보였다.

출발 이틀 전부터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설렜던 이유는 <기동전사 Z건담 - 연인들>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비록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적은 없지만 20년 가까이 늘 마음 한 구석을 자리하고 있던 작품 <기동전사 Z건담>의 두 번째 극장판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흥행 1위인 <내 머리속의 지우개>와 함께 상영 중

도쿄에 도착, 신주쿠에 마련된 숙소에 짐을 맡기고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Z건담>의 상영관이 있는 조이시네마로 향했다. 아침 7시 40분에 첫 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전편 상영 당시 올드팬들이 구름처럼 몰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태여서 바로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접어둔 상태였다. 그래도 극장 앞 풍경이라도 볼 겸 서둘렀다. 아니나 다를까 극장 앞은 몰려든 팬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단관 극장들이 밀집된 그곳에서는 함께 개봉한 영화들이 무색할 정도로 오직 <Z건담>의 매표소에만 줄이 늘어서있었는데, 다행히 필자 일행도 볼 수 있을 정도의 좌석표는 남아있었다. 정신없이 떠밀려 들어간 극장 안은 더욱 혼잡스러웠다. 전작 <별을 잇는 자>가 기대 이상의 성공(전국 83개 극장에서 총수입 8억3천만 엔을 벌어들였다)을 거둔 덕분에 개봉관 수가 늘어나 입장권 구입이 용이했나 싶었지만 극장 안의 열기는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인기 로커 각트(Gackt)가 부른 엔드 타이틀 곡 'Mind Forest'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극장 내 로비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지정좌석제가 아닌 탓에 가방 등으로 미리 좌석부터 선점하고 나온 이 사람들은 상영장에서만 특별 판매하는 한정판 ‘백식’ 프라모델을 사기 위해 줄을 선 것이었다. 통상적으로 판매되는 제품과 달리 개봉 기념 한정판으로서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사두면 나중에 몇 배의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 과연 프라모델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는데 영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줄은 계속 이어졌다(결국 상영 2회만에 산더미 같던 제품들이 다 팔려나갔다).

상영관 내 풍경, 자리가 비어보이는 이유는...
프라모델을 사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

그리고 고대하던 <Z건담 - 연인들>의 상영. 각트의 테마곡 ‘Metamorphoze’로 포문을 열었던 전편 <별을 잇는 자>와 달리 이번에는 올드 팬들에게 익숙한 BGM ‘Z의 고동’이 흘러나오면서 시작됐다. 역시 첫날 첫 회여서인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상영에 앞서 좌석에 앉아 있는 이들을 살펴본 바로는 과거 TV 시리즈를 보고 자랐을 법한 2~30대(여성 관객들도 상당했다)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막간을 이용해 PSP를 게임을 즐기는 40대도 눈에 띄었다. 프라모델을 들고 기뻐하는 어린아이들도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은 최소한 그 자리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추억 속의 Z건담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자면 필자는 어린시절 프라모델과 미니백과를 통해 처음 건담을 접했다. 일본산 SF 애니메이션의 TV 방영이 금지되었던 1980년대 중반, 로봇에 목말랐던 소년들은 어린 눈으로 봐도 뭔가 대단한 듯한 세계관과 디테일을 제시하는 프라모델 설명서와 미니백과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음으로 양으로 아이들의 손에 넘어간 그러한 아이템들이 일본산 로봇 애니메이션의 부가상품이라는 것은 한참 뒤에 안 일이다. 그 때 알게 된 애니메이션들 가운데서도 1985년 제작된 <기동전사 Z건담>(이하 Z건담)은 당시 필자와 비슷한 체험을 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빠져들었을 그런 작품이다.

당시 해적판으로 인기를 끌던 미니백과와 소설에는 의도치 않은 가운데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소년 카미유와 그를 둘러싼 갖가지 인간군상, 리얼하고 복잡한 설정 그리고 허무주의로 가득한 비극적인 결말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비록 직접 작품을 감상한 것은 아니지만 함께 발매된 건담 프라모델의 추억과 함께 동시대의 일본 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감대를 얻게 된 것이다.

세월이 지나 LD나 DVD, 게임 등을 통해 비로소 오리지널 작품을 접할 수 있었지만 어딘지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던 차에 <Z건담>이 ‘신역(新譯 New Transla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극장판으로 개봉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50화에 이르는 오리지널 TV 애니메이션을 삼부작으로 재편집하면서 여기에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새로운 관점에서 본 이야기들로 추가,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 첫 번째 작품 <별을 잇는 자>를 감상할 기회는 놓쳤지만 두 번째 작품이 상영될 때에는 꼭 보리라 결심하고 있던 차였다.

전장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갈등

인류가 처음 우주공간에서 본격적인 전투를 벌인 ‘일년전쟁’에서 지구연방군이 지온공국으로부터 승리를 거둔 후 7년 뒤. 지구연방군 내 엘리트 사조직 ‘티탄즈’가 탄생한다. 지온의 잔당을 소탕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들은 주로 지구에 사는 권력자들을 위해 우주 이민자들을 탄압하는 행동을 한다. 결국 그에 대한 반발로 반지구연방조직 ‘에우고’가 탄생하고 이들의 내전이 격화되는 와중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에우고의 중심으로 성장해가는 카미유

전편 <별을 잇는 자>에서 티탄즈에 반항한 대가로 양친을 눈앞에서 잃고 에우고에 합류한 소년 카미유. 그는 에우고의 젊은 리더 크와트로 바지나를 비롯한 주위 어른들의 도움으로 아픔을 잇고 건담 마크 2의 에이스 파일럿으로 성장해간다. 평범한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이른바 ‘뉴타입’으로 인정받게 된 카미유는 티탄즈의 거점이 있는 자브로 침공 작전에 투입되어 격전을 벌이다가 적들의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안 뒤, 대형 수송선 아우드무라를 타고 도주하는 입장에 처한다.

지구를 벗어나 전함 아가마가 있는 우주로 향하기 위해 셔틀 발사 시설이 있는 히커리로 향하지만 적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 그 와중에 합류한 일년전쟁의 영웅 아무로 레이는 크와트로 바지나와의 첫 대면에서 그가 과거의 라이벌이었던 샤아 아즈나블이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신경전을 벌인다.

아무로 레이
샤아 아즈나블

그리고 2편 <연인들>은 아무로 레이의 연인이 될 여성 캐릭터 벨토치카 이르마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카미유 일행을 돕는 조직 카라바의 연락원으로서 첨단 이동수단 대신 구형 복엽기를 타고 나타난 것이 인상적이다. 아무로가 조종하는 릭디아스의 품에 무사히 착륙한 그녀는 아무로에게 적극적으로 대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과거의 영웅을 자신의 힘으로 다시금 부활시키려 한다.

히커리에 도착해 우주로 향하는 이들에게 재차 티탄즈의 공격이 이어지고 샤아를 우주에 보내는 대신 반격에 나선 카미유와 아무로는 지구에 남게 된다. 이윽고 보급을 위해 잠시 들린 뉴 홍콩에서 카미유는 신비스런 분위기를 지닌 소녀 포 무라사메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무라사메 연구소의 4번째(Four) 실험체라는 뜻의 이름처럼, 그녀는 티탄즈가 양성한 강화인간으로서 군의 도구로 이용되는 비운의 히로인. 짧은 만남 동안 포와 깊은 교감을 나눈 카미유는 거대 병기 사이코 건담을 타고 폭주하는 그녀를 설득하려 애쓴다. 결국 카미유의 마음을 이해한 포는 카미유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결심을 한다.

사이코 건담의 위용
비운의 강화인간
카미유를 보내는 포

포의 희생으로 무사히 우주로 올라간 카미유. 그는 자신과 깊은 악연이 있는 티탄즈의 장교 제리드의 공격을 받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지만, 에우고의 신형 모빌슈트 Z건담에 의해 구조된다. 이후 Z건담은 카미유의 전용 기체로서 눈부신 활약을 하게 된다.

한편 목성에서 온 야심가 시로코는 전세를 장악하기 위해 자신을 추종하는 소녀 사라 자비아로프를 이용해 티탄즈의 작전을 방해하는가 하면 폭탄 테러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 한다. 시로코의 명령으로 아가마에 거짓 투항한 사라는 카미유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같은 또래의 소년 카츠 고바야시에게는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채 사라진다.

계속 되는 에우고와 티탄즈의 싸움 중, 카미유는 제리드의 연인 마우어를 죽이게 되고 사야는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동료 레코아의 감정을 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전투가 혼란을 거듭하고 있을 때 제3의 세력인 액시즈의 모빌슈트들이 나타나 티탄즈를 격퇴한다. 그들의 지휘자는 샤아의 옛 연인 하만 칸이었다.

야심가 시로코
카츠와 사라

‘연인들’이라는 제목처럼 <Z건담>의 두 번째 극장판은 여러 등장인물들과 그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편 <별을 잇는 자>가 주인공 카미유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쟁을 그리고 있다면 <연인들>은 군상극의 성격을 띠는 복잡한 이야기로 엮여져있다. 무수한 등장인물의 출연과 다소 부자연스러운 편집으로 인해 TV판을 보지 못한 일반 관객들에게는 과연 쉽게 이해가 될까 싶을 정도. 오리지널 TV판이 가지고 있던 묘미를 살리고 싶었다는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는 등장인물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등장시키면서 그들을 하나로 묶을 키워드로 ‘사랑 이야기’를 택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이번 극장판의 가장 큰 특징은 ‘신역’으로서 새로 그린 작화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과 스토리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팬들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히로인 포는 스토리상 한차례 더 등장하는 TV판과 달리 카미유를 우주로 보낸 뒤 바로 죽음을 맞이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행위가 더욱 강조된 것이다(3편에서 재등장할 것인가에 관한 이견들이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분분하지만 토미노 감독은 죽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에마를 짝사랑하는 헨켄 함장이 몰래 그녀를 자신의 함으로 배치시키는 장면과 샤아와 레코아의 키스 씬(키스해달라는 레코아의 요구에 샤아는 선글라스를 낀 채 사무적으로 입맞춤을 하여 그녀의 반감을 사게 된다) 등이 감독이 말하는 중요한 변화들로서 향후 완결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Z건담의 화려한 변신
레코아와 샤아의 키스

감독의 연출 의도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그것을 위해 새로 그려진 영상과 오리지널 영상과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전편에서 이미 거론되었던 문제이긴 하지만 전편의 경우 대부분 투박한 20년 전 영상으로 편집된 가운데 새로 그려진 멋들어진 작화들은 후반부에 집중 배치되어 큰 부담감 없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연인들>에서는 새로운 작화들이 대폭 늘어난 장점은 있지만 그것이 과거의 영상과 심하게 뒤섞여있어 흡사 누더기 필름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 정도였다.

새로이 고안해낸 디지털 기술 ‘에이징’을 통해 위화감을 줄였다고는 하나 심한 경우에는 5초 간격으로 캐릭터의 얼굴 형태가 뒤바뀌는 기막힌 광경이 연출되었다. 그로 인한 실망감도 없진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식으로나마 극장 개봉이 이루어지는 사실 또한 작품이 가진 저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게다가 대성공이 아닌가).

새로 그린 작화는 눈부신 반면
20년 전 그림들은 다소 아쉽다

극장 상영은 단지 시작일 뿐...

관람을 마친 뒤 극장을 빠져나온 뒤에도 매표소 앞의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내년 3월로 개봉이 예정된 완결편 <별의 고동은 사랑>의 전매권을 같은 장소에서 팔고 있는 모습이었다. 몇 개월 뒤에 볼 영화의 표를 미리 사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낯선 광경이었는데, 역시나 길게 늘어선 행렬이 감상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이동한 듯한 모습이었다. 전매권을 구입하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특별 선물도 받을 수 있다니 일본에 산다면 사두는 것이 당연한 일 일듯.

전매권을 사는 사람들
줄은 계속 이어지고

<Z건담>과 관련하여 새로이 들른 곳은 신주쿠 오다큐 백화점 내에 위치한 가전양판점 ‘빅카메라’. <연인들> 개봉 전날인 10월 28일에 발매된 <별을 잇는 자>의 DVD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나중에 들르기도 한 아키하바라에서 살 수도 있었지만 극장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구입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구입한 DVD를 매표소에 제시하면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는 소식을 미리 들었던지라 재차 감상을 원하는 일행들을 위해서 가까운 매장을 들른 것이다.

건물 내 DVD 매장 규모가 국내에서도 예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컸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히 팔리는 것은 역시나 <별을 잇는 자> DVD였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타이틀인 <배트맨 비긴즈>와 함께 나란히 판매되고 있을 정도의 주목 타이틀이었다. 또한 눈길을 끈 것은 DVD와 함께 놓여진 건담 프라모델. <Z건담>의 극장 개봉에 발맞춰 새로이 제작된 ‘건담 마크2’ MG 버전 2.0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는 신제품이었다. 필자 역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쇼핑 품목이었는데 DVD와 함께 판매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극장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DVD를 구입하게 되고 또 거기에 건담 프라모델까지 사게 만드는 것이 마치 사전에 계획된 일처럼 여겨졌다.

프라모델과 함께 판매되는 DVD

재미있는 것은 DVD를 들고 다시금 극장을 찾았더니 매표소 직원이 할인 서비스에 대해 몰라서 당황했다는 사실. 결국 전화 확인을 한 후에 비로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줄을 서있던 일본 관객들 역시 몰랐다는 이야기다(바다 건너서 온 한국 사람들만 할인 혜택을 받았으니 이또한 IT강국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전차남>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오타쿠의 천국 아키하바라에서도 그날의 주력 판매 소프트는 역시 <별을 잇는 자>였다. DVD는 물론 <Z건담>과 관련된 여러 아이템들과 서적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전자상가가 밀집된 아키하바라의 거대한 규모와 그곳을 찾는 수많은 인파에 관해서는 익히 들었지만 거기서 볼 수 있었던 막대한 양의 DVD 소프트웨어, 그리고 관련 상품들이 한자리에 놓인 광경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극장 개봉과 DVD 발매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 출시되는 관련 아이템들이 제각기 판매되는 국내 현실과는 확실히 대조적이었다.

DVD 홍보용 디스플레이
TV판 중고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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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판매기

숙소에 도착해 피곤한 몸을 뉘이고 TV를 틀었다. 웃고 떠드는 버라이어티쇼 중간 중간에 <별을 잇는 자> DVD 광고가 나왔다. ‘아, 이러니 팔릴 수밖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왜 애니메이션 강국인지, 왜 DVD가 수십, 수백만 장씩 팔려나가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글을 정리하고 있는 11월 4일 현재, <연인들>의 극장 흥행 수입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개봉 이틀 만에 1억 엔을 돌파했으며, <별을 잇는 자> DVD는 20만 장 이상 출하되었다).

비단 <Z건담>의 극장 감상만이 아닌 어떻게 팔려나가고 또 어떤 반응을 얻고 있나 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한 여행이었기에 잠깐의 체류동안 느낀 놀라움은 컸다. 20년 전 영상물을 새것처럼 선보이면서 그와 관련된 산업들을 한데 아우르는 절묘한 마케팅. 그리고 아낌없이 호응해주는 팬들. 흔히 말하는 ‘원소스멀티유즈’의 개념은 이미 일본에 정착된 지 오래였던 것이다.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국민 애니메이션으로서 30년 만에 복원된 우리의 <태권 브이>가 생각났다. ‘태권 브이도 이렇게 팔아야 하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이들만큼 반기고 호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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