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내내 승승장구를 거듭한 한국영화의 기세는 10월에도 계속됐다. CJ-CGV의 10월 영화산업분석자료에 의하면, 한국영화 전국 시장점유율은 75.9%를 기록하여 3개월 연속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순항을 이어갔다. 10월까지 누적된 한국영화 시장점유율도 서울 55.0%, 전국 59.3%를 기록하여 2년 연속 50%를 넘기는 것은 무난하리라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1월 -17%로 시작한 전년 대비 누적관객 수가 드디어 반전됐다는 점이다. 9월까지 전년대비 누적관객 수에 못 미치던 수치는 10월에 들어서며 1억1870만4738명을 기록했고, 이는 2004년의 1억1688만2322명을 1.6% 상회한 결과다. 이것은 1996년부터 매년 기록했던 전체 관객성장을 10년 연속으로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10월 국내 영화시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멜로영화였다. 가을 멜로영화 삼총사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너는 내 운명> <새드무비>가 10월 흥행순위 1,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흥행을 주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월별 관객동원에서도 지방 관객동원은 전년 동월 대비 34.7% 증가하여 2005년 월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따라서 전체 관객동원도 한국영화 시장점유율과 마찬가지로 전년 동월 대비 3개월간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관객동원도 15.2% 증가했으나 2003년의 수치와 비교하면 거의 동일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관객의 1인당 연간 관람횟수가 올해 4.4회를 기록하며 거의 유럽과 동일한 수준에 육박하여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국관객의 1인당 연간 관람횟수는 2.78회로 서울관객에 비해 아직 증가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김형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은 “지난해의 관객동원이 두편의 영화가 1천만명을 동원한 결과로 이루어져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와 같은 산업적 수치는 아직도 한국영화의 시장은 넓어지고 있으며 산업은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극장관객 수뿐만 아니라 부가판권쪽의 노력과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12월에 격돌하는 대작들의 흥행결과가 한국영화의 한해 농사를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