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폴라 익스프레스> 더할 나위 없는 크리스마스 영화
2005-11-08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폴라 익스프레스>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탄탄한 드라마와 참신한 시각효과를 조화시키는 감각과 능력이 탁월한 연출가다. 이러한 특성은 <백 투 더 퓨처> 3부작과 <포레스트 검프> <콘택트> <왓 라이즈 비니스> 등의 대표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당대의 가장 첨단인 테크닉이 활용되었으면서도 적절한 드라마의 배분이 돋보이는 저메키스의 작품들은 때로 드라마를 놓치거나 아예 배제하기도 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저메키스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시작하여 <캐스트 어웨이>로 이어져 온 톰 행크스와의 공동 작업으로도 유명한데, 이번에는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를 바탕으로 실사 영화가 아닌 풀 3D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지난해 겨울에 공개되어 가족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던 <폴라 익스프레스>가 바로 그것.

크리스마스를 믿지 않는 한 소년이 산타와 요정들이 살고 있는 북극행 열차를 타고 환상의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화면을 온통 뒤덮은 눈과 얼음, 극 후반부의 북극 시퀀스에 등장하는 산타클로스 등의 이미지와 ‘진실한 믿음과 사랑이 크리스마스의 진짜 선물’이라는 가슴 따뜻한 주제로 크리스마스용 영화로서는 더 할 나위 없는 구색을 갖추었다. 모션 캡처를 이용한 디지털 캐릭터들의 위화감이 최소화된 움직임과 무려 1인 5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열연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차분하게 다룬 영화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준다.

가로로 긴 기차가 등장하는 작품으로서 2.35대 1 종횡비의 넓은 화폭에 담긴 영상은 부드러운 색감과 피사체의 묘사가 두드러진다. 반면 땀에 젖은 기관사들의 얼굴 피부라든가 군데군데 얼음이 붙어 있는 기관차의 표면, 등장인물의 머리카락 등의 클로즈업에서는 생생한 질감 표현이 돋보여 전체적으로 훌륭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진가를 발휘했을 법한(이 영화는 일반 극장과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동시 공개된 최초의 작품이다),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는 급주행 장면과 눈발이 휘날리는 장면 등 영상 데이터가 급격히 증가하는 화면도 큰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재생한다.

앨런 실베스트리의 감미롭고 서정적인 스코어와 함께 의외로 저음이 강조된 기차 소리와 분리도가 뛰어난 효과음 등 사운드 역시 최상급이다. 한국어 더빙도 5.1 채널로 수록되어 있으며, 이를 선택할 경우 본편의 간판이나 신문 기사, 구멍 뚫린 기차표 등의 주요 문자들 역시 한글로 볼 수 있어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감상하기에 좋다.

가족 관객들을 위해 마련된 부록

제작과정을 담은 부록 역시 마니아들보다는 어린이들을 비롯한 가족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부록 메뉴에서 ‘기차에 승선할 수 있는 진짜 티켓’을 선택하면 시각효과, 음악 등 5가지로 분류된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는데, 본편에 나온 아는 척하는 꼬마와 소녀의 해설이 지원된다. 감독, 원작자, 배우 등 주요 관련자들이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회상하는 ‘눈의 천사들을 만나세요’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좋으며(특히 주인공 소녀 역 노나 게이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영상과 함께 듣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주제곡 “믿으세요(Believe)”의 뮤직 비디오는 영화의 여운을 즐기기에 딱이다.

톰 행크스의 모션 캡처 촬영 장면
원작자 크리스 반 알스버그 인터뷰
크리스마스 추억을 말하는 노나 게이
"폴라 익스프레스 챌린지" 게임 화면

이외에도 폴라 익스프레스를 직접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게임 ‘폴라 익스프레스 챌린지’와 메뉴 화면 속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를 함께 찾는 것도 DVD 감상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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