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해외합작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주로 내수용 영화를 중심으로 해외 로케이션 협조, 해외 부분투자 유치 등의 방식으로만 합작을 진행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기획과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합작이 눈에 띄고 있다.
<성월동화> <흑협> 등을 만든 홍콩 이인항 감독이 연출하고 유덕화와 홍금보 등이 출연할 <삼국지-용의 부활>은 언뜻 중국영화로 보이지만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메인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합작 프로젝트다. 정태원 대표는 “조자룡의 시점에서 적벽대전, 여포와 관우-장비의 전투, 장판교 전투 등을 담는 대작이다. 제작비 2500만달러 중 1천만달러 정도는 태원이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와 할리우드 등에서 투자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서 촬영 중인 <묵공> 또한 보람영화사의 이주익 대표가 일본의 이세키 사토루와 함께 제작자로 참여하고 있는 작품이다. <케이지맨> 등을 만든 장지량 감독이 연출하고 유덕화와 한국의 안성기, 최시원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기획하고 아시아 4개국이 공동투자(순제작비 160억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춘추전국시대를 배경 삼아 방어술에 능한 묵가의 제자가 피비린내 나는 세월을 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주익 대표는 “이같은 형태의 합작은 큰 스케일의 영화를 만들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기대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며, 아시아의 재능있는 영화인들의 힘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시너지의 장”이라고 설명한다. 이들 작품 외에도 비슷한 형식의 몇몇 합작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영화는 아시아 시장으로 좀더 깊숙이 파고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