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스텔스 SE> 초음속 액션의 종착지는 북한
2005-11-22
글 : 한청남

“탑건이 HAL(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을 만났다”. <스텔스>를 연출한 롭 코헨 감독의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스텔스>는 전투기들의 화려한 공중전에 인간과 기계의 갈등을 버무려놓은 영화다. 보통 그런 식의 짬뽕 영화들이 그렇듯 작품성에 있어 후한 점수를 주긴 힘들지만 미래형 전투기들의 눈부신 액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환상적이다. <분노의 질주>에서 극한의 자동차 스피드를 보여줬던 롭 코헨 감독작답게 초음속의 아찔한 영상이 숨 돌릴 틈 없이 펼쳐진다.

미해군의 최신예 전투기 탤론의 파일럿으로 분한 할리우드의 신성 제시카 비엘과 아카데미상 수상자 제이미 폭스의 연기도 볼거리 중 하나. 국내 개봉 당시 국민감정을 고려해 후반부의 북한 관련 영상들을 삭제한 채 공개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번 DVD판은 그 부분을 고스란히 담은 ‘무삭제판’이다. 북한 땅에 추락한 동료를 구하는 과정에서 미군들에 의해 북한군 초소가 쑥대밭이 되는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에 보는 이에 따라서는 좀 껄끄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트레스 해소용 팝콘 무비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상기할 것.

때때로 선명도가 떨어지는 장면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우수한 화질을 자랑하며, 특히 전투기의 속도감을 강조하기 위해 영상이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필름으로 촬영한 장면과 그린스크린으로 합성한 디지털 효과 사이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DTS 5.1 음향 역시 탁월한 수준으로 음속을 돌파할 때의 굉음, 폭발하는 듯한 엔진 소리,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하는 미사일 등 영화를 보지 않고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공격적인 음향들이 박력 있게 재생된다. 인공지능 컴퓨터 ‘에디’의 기계 목소리가 내는 독특한 잔향음도 인상적이다.

극장에선 삭제됐던 장면

부록은 두 장의 디스크에 나뉘어 담겨져 있는데, 우선 본편 디스크에는 <드리븐> <툼 레이더> 등의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 BT의 사운드트랙 제작 과정과 록 밴드 인큐버스의 뮤직 비디오가 수록됐다.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에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접목시키는 과정 가운데 이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롭 코헨 감독의 음악적 식견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세 가지 챕터로 나눠진 메이킹 필름 'Harnessing Speed'. 스피드에 대한 감독의 철학과 함께 특수촬영을 위해 제작된 초대형 장치 ‘짐벌’의 모습, 그리고 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폭발 씬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모두 합쳐 한 시간이 넘는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편집되었다. 북한 장면 촬영에 관한 에피소드도 담겨있는데 실제로는 야생동물의 천국인 DMZ를 일부러 지옥처럼 묘사했다는 이야기가 조금 씁쓸하게 들린다.

그 외 알래스카 비상 착륙 및 폭발 장면을 다각도로 볼 수 있는 '2 MX Multi Channel', 그리고 비상탈출 장면과 수직으로 내리꽂는 미사일 장면의 제작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Detailed and Declassified'라는 부가영상이 담겨있지만 아쉽게도 한글 자막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실제 항공모함에서 촬영
작곡가 인터뷰
롭 코헨 감독
멀티 앵글로 보는 비상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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