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23일) 개봉 당일 멜로 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을 냈던 <광식이 동생 광태>가 예상대로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가집계에 따르면 개봉 5일동안 <광식이 동생 광태>의 누적관객수는 44만8천여명으로 2위를 기록한 <나의 결혼원정기>의 17만8천여명 보다 갑절이상 많다. 배급사 MK픽쳐스의 자체 집계 결과에 따르면 누적관객수가 무려 92만4천여명이나 된다. 배급사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11월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기록이며 <너는 내 운명>이 세운 첫주 91만 7천여명을 근소한 차이로 넘겨 역대 멜로 영화 오프닝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인 11월을 평정한 <광식이 동생 광태>의 흥행비결은 뭘까. 우선은 수능특수의 힘이 컸다. 수능당일부터 일찌감치 개봉해 낮시간대에는 학교에 안간 학생들이 좌석을 메우고 저녁에는 20대 연인들이 그 뒤를 이어 평일에도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 여기에 전국 35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와이드 릴리즈 효과를 톡톡히 봤고 <프라하의 연인>으로 한창 주가가 오른 김주혁의 주연작이라는 기대심리도 있었다.
뭣보다 관객군을 빼앗길만한 비슷한 대체재의 신작영화가 <나의 결혼원정기>뿐이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두편 다 멜로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젊은층은 ‘농촌 총각의 결혼이야기’ 보다 ‘형제의 상반된 연애담’에 더 관심을 보였다. 이는 개봉시기가 주효했다는 점으로도 이어진다. 다음주면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개봉하기 때문에 전주에 미리 맞선 작품들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개봉시기 적중 효과도 1주만에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쨌든 <광식이 동생 광태>의 진짜 흥행여부는 이번주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얼마나 막아내느냐에 달려있다.
개봉신작인 <나의 결혼원정기>는 1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2위로 데뷔했고 전주 1위였던 <그림형제>는 3위로 두계단 하락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무영검>, <플라이트 플랜>과 <야수와 미녀>가 중위권인 4위~7위를 형성했고 일본영화 <도쿄타워>는 개봉 첫주 8위에 올랐다. 개봉 3주가 지난 <이터널 선샤인>도 매니아층의 호응에 힘입어 9위를 기록했고 <로드 오브 워>가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