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05년 지브리 애니메이션 DVD 정리
2005-12-02
글 : 한청남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한결같이 높은 완성도로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 국내에서는 일본문화 개방 이전부터 해적판으로 명성을 떨쳤던 작품들이 이제는 정식 DVD로서 우리 곁에 보다 친숙히 다가와 있다. 최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출시로 다시금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인 기대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발매에 앞서 국내 소개된 지브리 애니메이션 타이틀들을 점검하고 향후 출시될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기로 했다.

흥행불패 지브리 애니메이션 DVD

2005년 한해는 대한민국 DVD 시장에 있어 특히 암울한 시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복제로 위축된 시장과 제작사들의 무차별적인 할인, 그로 인해 등을 돌리는 마니아들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업계 전반의 분위기는 극히 침체된 상태다. ‘이래도 안 살까’ 싶을 정도로 할인에 할인을 거듭해도 일부 타이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으며, 그만큼 제작사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그런 와중에서 출시 초기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매달 2~300백장씩 꾸준히 팔리며 DVD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이 있다. 재패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로 대표되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들이 바로 그것. 한때 일본 애니메이션 DVD들이 국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을 당시에도 지브리 작품들의 인기는 대단했지만, 시장이 위축된 지금도 그 위상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지브리 애니메이션들의 발매를 책임지고 있는 대원C&A DVD사업팀의 강명진 팀장은 그러한 인기 요인에 대해 “작품들의 가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이윤을 위해 가격을 인하하는 것보다도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제작사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출시사의 이러한 정책은 원제작사인 지브리의 마인드와도 맞닿아있다. 판매량보다는 자사의 작품들이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그들은 수많은 할인 타이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지브리 제품들이 원래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을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원제작사와 출시사, 그리고 소비자 사이에 구축된 신뢰관계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잘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작품 자체의 탁월한 완성도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한 노력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국내 출시 1호로 주목을 받았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경우, 초기에 출시된 타이틀에 결함이 발견되어 DVD 마니아들 사이에서 적잖은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초 일본 발매 버전에서 문제시 되었던 화면의 붉은 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실수였는데, 결국 출시된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리콜해주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일본판보다 우수한 DVD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국내 발매될<하울의 움직이는 성> 특별판

원제작사의 까다로운 간섭도 출시사가 껴안은 큰 숙제였다. 메뉴 화면에서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일일이 검수를 받아야 했고, 국내 팬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튀는 서비스를 하려했다가는 번번이 퇴짜 맞기 일쑤였다. 안 그래도 일본판보다 저렴한 국내판 DVD가 뭔가 특출한 구석이라도 있으면 역수입이 될 거라는 우려에서다. 그러한 사실을 익히 들었던 기자에게 강명진 팀장은 깜짝 놀랄 아이템을 보여주었는데, 일본판의 디자인을 압도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특별판 패키지가 그것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국내 디자이너의 손에서 제작된 그 패키지는 지브리 본사에서 감탄하여 OK 사인을 내릴 정도였다고 한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타이틀들의 특별한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우리말 더빙의 수록이다. 매 편마다 빠짐없이 수록된 우리말 음성은 자막이 불편한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성우들을 고용하고 녹음해 DVD에 입히는 과정이 번거로울뿐더러 불가피하게 제작비도 상승하게 되지만 어린 시청자들을 위해 무조건 삽입한다는 것이 출시사의 입장이다. 이는 향후 출시될 지브리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현재 극심한 불황을 겪는 DVD 시장이지만 강명진 팀장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통해 제2의 도약을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상의 퀄리티로 타이틀을 제작하고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쳐 여느 대박 타이틀을 능가하는 판매량을 세운다는 목표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기에 또한 그간의 노력이 있어왔기에 가능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다.

국내 출시된 지브리 애니메이션 타이틀 (출시일 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千と千尋の神隠し (2001)

치히로는 부모와 함께 시골집으로 이사하던 도중, 유바바라는 마녀할멈이 지배하는 귀신들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서 치히로는 부모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빼앗긴 채 ‘센’이라 불리면서 목욕탕의 허드렛일을 하게 된다.

10세 소녀의 성장 모험담을 그린 작품으로 깊이 있는 내용과 아름다운 영상, 가오나시 등 독특한 캐릭터들로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세계의 집대성이라고 불리는 작품. 일본 관객 최다 동원이라는 기록과 함께 베를린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으로도 잘 알려졌다.

일본판 DVD의 경우 화면에 과도하게 붉은 기가 보여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으나 워낙에 많이 팔려서 리콜해주지 못했다는 소문도 있다. 국내판 DVD는 그러한 문제점이 수정된 버전. 비교적 최신작답게 DTS-ES 6.1 음향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48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부록으로 포함됐다.

이웃집 토토로 - となりのトトロ (1988)

아빠와 함께 시골집으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 자매. 정겨운 농촌의 풍경과 아름드리 큰 나무가 있는 그곳에서 두 자매는 숲의 정령 토토로와 그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으로서 너무도 잘 알려진 작품. 고도성장 과정에서 잃어버린 아름다운 자연을 그렸다는 점에서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이 되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상력과 메시지로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지브리 스튜디오의 마스코트가 된 토토로의 캐릭터성도 빼놓을 수 없다.

지브리 타이틀마다 필수적으로 들어가다시피 한 그림 콘티 영상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려는 이들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될 듯. 제작된 해인 1988년에 찍은 프로모션 필름은 비록 짧지만 백발이 아닌 비교적 젊은 시절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습 등 진귀한 볼거리를 담고 있다. 우리말 더빙을 녹음하는 성우들을 찍은 스케치 영상도 부록으로 수록했다.

모노노케 히메 - もののけ姫 (1995)

고대 왕조 후예인 아시타카는 재앙신의 저주를 받은 것을 계기로 고향을 떠나 신들이 산다는 서쪽 나라로 향한다. 그곳에는 숲을 파괴하려는 사람들과 그들과 대립하는 짐승의 신들(모노노케), 그리고 그 중간에 위치한 존재인 모노노케 히메 ‘산’이 있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공언해 화제가 되었던 장편 애니메이션. 본격적으로 컴퓨터 기술이 도입되는 등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서 흥행 역시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기존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잔혹한 묘사와 함께 어둡고 진지한 내용으로 생존을 위해 자연과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그렸다.

그림 콘티 영상을 제외하고 특색 있는 부록은 없지만 히사이시 조의 웅장한 스코어를 5.1 채널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팬다와 친구들의 모험 - パンダコパンダ (1972, 1973)

혼자서 외롭게 집을 보던 미미에게 팬더 부자가 찾아온다. 늘 함께할 가족을 원하던 미미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이윽고 동물원에서 사람이 찾아오면서 일대 소동이 빚어진다.

엄밀히 따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작품은 아니지만,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연출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원안을 맡은 <팬더 아기 팬더>는 <이웃집 토토로>의 모태가 된 중요한 작품이다. 1972년 당시 일본에 불어 닥친 팬더 붐에 힘입어 만들어졌으며,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아 이듬해인 1973년에는 후속편 <눈 오는 날의 서커스>까지 제작되었다.

<팬다와 친구들의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국내판 DVD에는 두 편의 작품이 함께 수록되었으며, 그림 콘티와 제작과정, 다카하타 감독의 인터뷰 등 비교적 풍성한 부록을 포함하고 있다.

고양이의 보은 - 猫の恩返し (2002)

우연히 차에 치일 뻔한 고양이를 구해준 하루. 평범한 여고생이었던 그녀는 고양이들의 왕국에 초대되어 극진한 환대를 받는다. 하지만 고양이 왕자와의 결혼 등 원치 않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1995년 작 <귀를 기울이면>의 후속작으로 기획된 작품.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같은 노장들 대신 신예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이 연출을 맡아 신선함을 더했으나, 결과적으로는 흥행 부진으로 이어졌다. 어쨌든 <귀를 기울이면> 팬들에게는 고양이 남작 바론의 등장만으로도 반가운 작품이다.

부록으로는 마찬가지로 그림 콘티와 함께 제작 과정을 담은 부가영상 ‘고양이의 보은 탄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른 지브리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의 화사한 영상이 돋보이는 타이틀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風の谷のナウシカ (1984)

대전쟁의 결과 사람들이 살기 힘든 황폐한 땅이 된 미래의 지구. 나우시카는 ‘바람계곡’의 족장 딸로서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부해와 독충들의 존재 이유를 탐구하던 그녀는 호전적인 토르메키아 제국의 침공으로 인해 전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되는데….

미아자키 하야오를 애니메이션 작가로 인정받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 그가 직접 그린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톱크라프트에서 제작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의식, 모성상을 간직한 히로인, 가슴 벅찬 비행장면, 그리고 히사이시 조의 잊을 수 없는 음악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명작이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만든 계기가 된 작품답게 DVD에는 ‘지브리 탄생 이야기’라는 제목의 부가영상이 담겨 있다. 또한 눈에 띄는 부록은 제작 스탭으로 참여했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와 당시 연출조수를 맡았던 카타야마 카즈요시가 맡은 음성해설. 미야자키 감독에게 죽도록 시달려야했던 고생담을 들려주고 있어 흥미롭다. 일본 발매 당시 나우시카 피겨 등을 포함한 호화 패키지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는데 국내판에서도 선착순으로 천 재질의 ‘푸른 천사’ 케이스를 증정, 많은 인기를 모았다.

붉은 돼지 - 紅の豚 (1992)

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공황의 여파로 파시스트가 득세하게 된 이탈리아. 북부 아드리아해에는 비행기를 몰고 해적질을 하는 공적들과 그들을 추적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의 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인간이 싫어 돼지가 된 포르코 로소라는 남자가 있었다.

비행기에 애착을 가지고 있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동경해오던 구식 비행기 파일럿을 주인공으로 하여 만든 작품. 무정부주의적인 시각과 낭만적인 감성이 담긴 성인 취향의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있어 가장 자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DVD에는 그림 콘티와 작품 소개 등의 부록과 함께,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의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 - 天空の城ラピュタ (1986)

광산 마을에 사는 소년 파즈는 어느 날 신비한 힘에 의해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져 내려온 소녀 시타와 만난다. 바로 그녀가 지닌 목걸이 ‘비행석’의 신비한 힘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후 두 사람은 보물을 노린 해적집단 도라 일가와 사악한 목적을 지닌 군의 장성 무스카의 추적을 받게 된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제작한 공식적인 첫 작품. <걸리버 여행기> 중 등장하는 하늘의 도시 ‘라퓨타’를 소재로 두 소년, 소녀의 가슴 벅찬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비밀을 간직한 소녀와 고난에도 결코 굴하지 않는 소년, 그리고 미워할 수 없는 해적들까지 많은 부분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닮아 있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편 애니메이션들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DVD에는 본편 외에 역시나 그림 콘티가 부록으로 포함되었으며,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함께 깊은 인상을 주었던 오프닝 영상을 별도로 담은 ‘천공의 책’, 미야자키 감독 등 지브리 스튜디오의 제작진들이 첫 작품에 임하는 심정을 이야기한 프로모션 영상 등이 담겨있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 平成狸合戦ぽんぽこ (1994)

인간들의 살 터전을 마련하기 위한 뉴타운 건설로 고향인 숲을 잃어버리게 된 너구리들. 오랜 옛날부터 변신술에 능한 그들은 인간들을 골탕 먹여서 개발을 막으려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멀리 지방에서 초빙한 변신술 사범들의 힘을 빌어 기상천외한 요괴대작전을 벌이게 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의 양대 축을 담당하고 있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연출작.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을 적으로 간주한 너구리들의 투쟁을 그린 작품으로 코믹한 분위기의 그림체와는 별도로 무거운 주제의식과 시니컬한 묘사가 혀를 내두르게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모노노케 히메> 이상으로 일본색이 짙은 작품이지만 인간과 자연에 대한 탁월한 묘사와 풍자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추천할만하다.

그림 콘티 외에 특별한 부록은 없지만 아름다운 영상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

출시 예정작들 소개 (제작연도 순)

마녀 배달부 키키 - 魔女の宅急便 (1989)

마녀 수행을 위해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정착한 13세 소녀 키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성장해 가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유럽 항구 도시를 무대로 한 아름다운 배경과 아라이 유미가 부른 주제곡이 인상적인 작품. 일본 개봉 당시 2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워 지브리 흥행 신화를 예고했다.

추억은 방울방울 - おもひでぽろぽろ (1991)

시골 가정의 농사일을 돕게 된 대도시의 직장여성 다에코. 농촌에서의 평화로운 일상과 함께 초등학교 시절 다에코가 겪었던 추억의 에피소드들이 교차 편집되는 작품.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연출작답게 실사영화를 방불케 하는 극사실적인 묘사와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따스한 영상이 펼쳐진다. 베트 미들러가 불렀던 ‘로즈’를 일본어로 번안한 엔딩곡과 그에 맞춰 흘러나오는 영상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바다가 들린다 - 海がきこえる (1993)

고교생들의 순수했던 첫사랑을 회고 형식으로 그린 작품. 대학 초년생 타쿠는 기차역에서 고교시절 자신이 짝사랑했던 리카코와 닮은 여성을 보고 과거의 추억을 떠올린다.

청소년들에게 많은 인기를 모았던 동명의 원작을 지브리 스튜디오의 젊은 스탭들이 영상화한 청춘 애니메이션. 당초 TV 애니메이션용으로 제작되어 방영되었으나 예상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극장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다른 지브리 장편 애니메이션에 비해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수채화 같은 잔잔한 영상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귀를 기울이면 - 耳をすませば (1995)

책을 좋아하는 소녀 시즈쿠는 우연히 알게 된 골동품점에서 바이올린 제작자를 꿈꾸는 세이지와 만나게 된다. 자신과 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큰 꿈을 펼치려는 그를 동경하게 되고 자기도 뭔가를 이루기 위해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

사춘기의 설레임과 불안한 심리, 그리고 새로운 만남을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따스한 감수성으로 풀어낸 작품. 사실적인 도시 풍경과 시즈쿠가 꿈꾸는 환상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곤도 요시후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흥행적으로도 성공하여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된 곤도 요시후미였으나 이 작품을 끝으로 타계하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웃의 야마다군 - ホーホケキョ となりの山田くん (1999)

아사히신문에 연재되었던 이시이 히사이치의 4컷 만화를 바탕으로 다카하타 이사오가 연출한 작품. 모험과 판타지에서 벗어나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다룬 홈드라마 형식의 내용으로, 특유의 그림체를 벗어난 간략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지는 작화와 지브리 스튜디오 최초로 풀 디지털 작업으로 제작된 것이 화제를 모았다.

20억 엔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갔으나 흥행적으로 참패해 지브리 스튜디오에 큰 손실을 끼치기도 했다. 하지만 흥행적 요소와는 별개로 DTS 5.1 음향을 지원하는 DVD는 화질과 음질 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특별판 ハウルの動く城 (2004)

마녀의 저주로 90세 노파의 모습으로 변한 18세 소녀 소피가 마법을 풀기 위해 자기중심적인 마법사 하울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다이애나 윈 존스의 판타지 소설을 영상화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으로서, 비록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흥행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일본에서만 1,50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이제껏 발매된 지브리 애니메이션 DVD 중에서 가장 화려한 사양으로 출시될 전망인데, 부록 디스크 한 장을 더 추가한 특별판 패키지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DTS-ES 6.1 사운드를 지원하는 본편을 비롯해 원작자 인터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픽사 스튜디오 방문기 등 흥미로운 부록들을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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