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사운드 오브 뮤직 40주년 특별판> 가족영화의 영원한 명작
2005-12-12
글 : 한청남

줄리 앤드류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왠지 <물랑루즈>의 이완 맥그리거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예나 지금이나 보는 이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잘츠부르크의 아름다운 풍광과 로저스 & 해머슈타인의 주옥같은 음악. 여기에 나치의 압제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다는 내용의 다분히 미국인들의 구미에 맞춘 이 작품은 가족 사랑을 테마로 한 보편성 덕분에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2001년 한 차례 DVD로 선보이기도 하였으나 이번에 발매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지난 1965년 제작된 이래 4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는 특별판. DVD 컬렉터로서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작품의 팬으로서 이미 구입했던 사람에게는 무척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전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겠지만 중복 구매를 해야 할지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이번 ‘40주년 특별판’의 면면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우선 화질과 음질이 소폭 향상되었다. 부록 가운데 ‘복원 비교’ 항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2005년에 새로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한 영상을 담고 있는데, 40년 전 작품치고 꽤 준수한 화질을 자랑한다. 이전 버전 역시 감상에는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으나 화면의 밝기가 일정치 못하거나 잡티가 종종 눈에 띄었던 것이 사실. 그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됨과 동시에 배경에 지글거리는 노이즈도 많이 감소했다. 음질 역시 확실한 차이는 없지만 좀 더 깨끗해지고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천둥치는 장면이 제법 박력 있게 울려 퍼지는데, 덕분에 마리아 선생님 품안으로 달려드는 아이들의 연기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40주년에 걸맞는 풍성한 부록들

부록의 양과 질은 확실히 40주년 기념판 다운 면모를 보인다. 이전판 역시 얼마 전 타계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등이 수록되었으나 아쉽게도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크나큰 단점이 있었다. 40주년 기념판에는 감독의 음성해설과 더불어 줄리 앤드류스, 크리스토퍼 플러머(폰 트랩 대령 역) 등이 참여한 또 다른 음성해설이 추가되었으며, 2시간이 넘는 분량의 부가영상이 담겨있다. 물론 모든 부록에는 한글 자막이 지원된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음성해설은 영화의 주요 장면 위주로 간략히 집어주는 식인데, 해설이 없는 부분에서는 대사와 노래가 삭제된 채 영화의 음악만 흐르는 구조로 되어 있다. 비록 영화 전체에 대한 해설은 아니지만 제작에 대한 정보를 충실히 전달해 주기 때문에 꼭 한 번 들어볼만 하다. 줄리 앤드류스 등 주연 배우들과 실제 폰 트랩 가족의 막내아들이 참여한 두 번째 음성해설은 주로 촬영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는 식인데, 헬기 바람 때문에 오프닝 장면 촬영에 애를 먹었다든지 노래 가사가 이해가 잘 안돼서 무작정 소리쳐 외쳤다는 등 갖가지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
실제 마리아 폰 트랩과의 만남

부가영상들 가운데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물인 ‘My Favorite things’은 줄리 앤드류스의 회상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 캐스팅에 얽힌 비화와 폰 트랩 일가의 실화를 영화화하게 된 계기, 故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인터뷰 등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1시간이 넘게 수록되어 있다. 늙어서도 여전히 멋진 두 주연 배우들의 만남을 담은 ‘줄리 앤드류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회고담’과 큰 딸 리즐 역을 맡았던 차미안 카(그녀 역시 벌써 환갑이 넘었다)가 안내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 탐방’도 놓치지 말아야할 부록이다.

여기에 폰 트랩 아이들을 연기했던 당시 아역배우들이 한자리에 만난 ‘리즐에서 그레틀까지 : 40주년 기념 재회’와 1만8천명이나 되는 관중들이 모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싱어롱 현장’은 팬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감격스러운 부록. 그 외, 영화와 비교되는 폰 트랩 가족의 실화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와 미아 패로가 리즐 역의 오디션에 참여했던 스크린 테스트 영상, 스틸 갤러리 등 볼만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줄리 앤드류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
촬영지 탐방

DVD의 메뉴화면이 뜨기 전에 인사말로 먼저 반갑게 맞아주는 줄리 앤드류스는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우아한 모습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 역시 여전하며 정성스럽게 마련된 부록들은 그 감동을 배가시켜준다. 이 정도면 새로이 구매하여 소장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전에 가지고 있던 DVD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아직 오리지널 화면비로 보지 못한 친지에게라도 선물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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