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거북함(Beautiful Awkard). 최근 토니 콜레트는 첫 앨범을 녹음했다. “한때 내가 영화를 그만두고 음악가가 될 거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건 소문일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첫 앨범 <아름다운 거북함>을 얼마 전에 녹음했다. 게다가 전 곡을 내가 작곡했다!” (웃음) 음악가들의 첫 음반이 대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는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아름다운 거북함>이라는 타이틀은 왠지 의미심장하다. 생각해보면, 첫 명성을 안겨주었던 <뮤리엘의 웨딩>(1994) 이후로 콜레트는 가히 못나고 거북한 역할들에 자신을 내던져왔다. 글램록 스타 브라이언의 아내(<벨벳 골드마인>), 신경과민 싱글맘(<식스 센스>),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괴팍한 미혼모(<어바웃 어 보이>), 줄리언 무어와 갑작스런 키스에 놀라는 50대 주부(<디 아워스>). 더욱 거북한 사실은 토니 콜레트의 나이다. 그는 이제 겨우 33살이다. 동향인 니콜 키드먼과 나오미 왓츠보다 4살이 어리다. 나이보다 노숙해 보이는 콜레트의 외모는 극중 캐릭터들로부터 혐의를 찾을 수 있을 터이다. 오히려 시상식장에 들어서는 그의 사진들은, 인상적으로 아름답다.
그럼에도 콜레트에게서 아름다운 피조물의 가능성을 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는 신작 <당신이 그녀라면>에서 또다시 과다체중에 신경과민의 콜레트식 캐릭터인 독신 변호사 로즈를 연기했다. 그의 반대편에는 언니와 같은 것이라곤 신발 사이즈밖에 없는 철없고 아름다운 여동생 매기(카메론 디아즈)가 있다. “불쌍한 로즈. 그는 그리 아름답지 않다. 사실인데 어쩌겠는가. 하지만 그는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마지막에 가서야 마침내 태양을 되찾는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 자신감을 얻는 소심한 여인의 이야기는 <뮤리엘의 웨딩>과도 자매처럼 닮아 있다. 그래서 그가 여전히 아슬아슬한 콜레트식 스테레오 타입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식스 센스>의 나이트 샤말란은 이런 토니 콜레트의 장점과 단점을 적확하게 묘사해낸다. “토니 콜레트라는 배우는 가공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스크린 앞에서 하는 일(Work)이 연기(Performance)라고 불릴 만한 지점까지 다듬어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는 여전히 거칠게 어떤 경계위에 서 있는 배우다.”
토니 콜레트 스스로도 여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3년 전의 결혼 이후 그는 삶의 우선순위부터 다시 정했다. “가족, 친구, 집, 음악. 이것이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결혼 생활이라는 것도 알고 보니 참 즐거운 거더라.” (웃음) 뭔가 중산층 아줌마스러운 그의 말로부터, 아마도 그가 <뮤리엘의 웨딩>이나 <당신이 그녀라면>의 뚱뚱한 오리 역할을 다시는 맡지 않을 거라고 예감할 수도 있다. 그는 살을 찌우는 서커스를 다시는 할 생각이 없으며, 지나치게 파괴적인 역할들에 자신을 내던질 생각도 없다. 대신 그는 예전보다 자주 시드니의 해변으로 날아가 서핑보드와 거친 파도에 몸을 맡긴다. “내가 평생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 생각이 많아지면, 나는 시드니의 해변을 따라 걸으며 다시 차분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냥 서핑보드를 쥐고 파도로 뛰어들어가 물장구를 치는 거다. 그러면 다시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많은 배우들은 ‘오! 이제는 아무런 배역도 들어오지 않을 거야’라고 조급증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다.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그래서(웃음), 휴가를 좀더 즐기면서 살기로 했다.”
한번 오리는 백조로 대접받기 쉽지 않다. 할리우드는 콜레트를 고향 언니 나오미 왓츠와 니콜 키드먼의 옆에 나란히 세우는 데 머뭇거릴 것이다. 언제건 ‘당신 잘하는 대로 살을 찌우라’고 명할 감독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고, “솔직히 말하자면, 어떤 영화들은 그저 돈을 위해서 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것도 순전히 생계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먹고살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일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할리우드식 명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콜레트는, 자신의 천성을 지우고 특정한 페르소나를 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스타가 아니다. 배우다. 나는 나의 다양성을 사랑한다. 자신을 반복하면서 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어떤 종류의 예술가라도, 할 수 있는 한 가장 넓고 큰 영역을 탐사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이고,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이제 겨우 33살. 토니 콜레트는 그 언제보다도 자신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