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음란서생> 언론에 첫 공개
2006-02-13
글 : 김현정 (객원기자)

2월 23일 개봉하는 <음란서생>이 13일 서울 용산 CGV 극장에서 첫번째 시사회를 열었다. <반칙왕>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김대우 작가가 감독으로 데뷔하여 화제를 모았던 <음란서생>은 한석규와 이범수, 김민정을 비롯한 든든한 배우들, 깊이와 재미가 어우러진 드라마, 공들인 미술과 의상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음란서생>은 음란소설 쓰는 일에 탐닉하게 된 어느 서생의 이야기다. 조선 제일 문장이라 불리는 윤서(한석규)는 후궁 정빈(김민정)에게 가짜 그림을 판 범인을 잡아오라는 왕명을 받는다. 윤서는 그부문에 조예가 깊은 의금부 도사 광헌(이범수)과 함께 저잣거리를 뒤지다가 난잡한 소설을 베껴 아낙네들에게 빌려주는 대본소를 발견하고, 단어 몇개 보았을 뿐인 그 책을 잊지 못한다. 남몰래 소설을 하나 지어 출판업자 황가(오달수) 앞에 내민 윤서. 그는 재능있다 칭찬받으며 그 소설 <흑곡비사>를 시리즈로 써내기에 이른다. 밤마다 수십 장의 파지를 내며 집필에 몰두하던 윤서는 장안 최고의 음란작가 인봉거사에게 밀려 2인자에 머물게 되자 힘찬 붓놀림을 지닌 광헌(이범수)을 삽화가로 청한다.

김대우 감독은 이야기의 줄기가 많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음란서생>을 우아한 그림 안에 갈무리하여 내놓았다. 위조범을 찾는 수사가 음란소설의 발견으로 이어지고, 어느 서생의 인생이 뒤바뀌는데다가, 위태로운 사랑 또한 더해지는 드라마.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음란서생>이 산만하기보다 풍성하게 느껴지는건 제자리에 꼭맞는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무엇을 담고 싶은지 잊지 않는 감독의 연출력 덕분일 것이다. 소품이나 기둥 하나 소홀하게 내치지 않은 미술도 이 영화의 장점.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이 영화를 떠올렸다는 김대우 감독은 단 하나를 얻기 위해 삼십 몇년의 삶 전부를 버린 선비를 통해, 어찌보면 관념에 그칠 수도 있었을 자신의 고민이, 관객 자신의 것은 아닌지 물어온다.

<음란서생> 100자평

일반 사대부만이 아니라 왕실까지 끌어들인, 도발적인 풍속사. 이야기 짜임새와 캐릭터, 희극과 비극을 절묘하게 넘나들면서도 중심을 놓치지 않는 성실한 영화다. 무엇보다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많다. -김봉석

은근하고 유려한 유머는 마치 왈츠를 들으며 완보미상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영화가 음풍농월에 그치지 않는 것은 정빈을 둘러싼 세 남자(윤서, 내시, 왕)의 감정이 심히 진지하기 때문이다. 농(弄)이 농(弄)으로 그치지 않고 농밀(濃密)함을 이루었다. -황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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