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는 나의 힘’. 이번엔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과 배우 박해일씨가 나섰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 열흘 째를 맞은 1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광화문 교보생명 앞과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박찬옥 감독과 박해일씨의 1인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는 그동안 감독과 배우가 한 장소에서 함께 시위를 하는 것이 집시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일부의 비판을 수용한 결과이다.
‘스크린쿼터가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지키는 든든한 초석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씌어진 피켓을 들고 나온 박해일씨는 "처음엔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난 8일 집회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것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써 우리 영화가 보다 더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위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에 불거진 문화계 내부에서의 ‘스크린쿼터 영화인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보다 발전적인 대안을 위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며 17일 있을 촛불집회에도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사관 앞의 상황은 보다 혼란스러웠다. 이날 경찰은 미국 대사관 측의 항의와 1인 시위가 교통과 시민에 불편이 된다는 이유를 들어 박찬옥 감독의 1인 시위를 저지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영화인 측의 마찰이 계속 되었으며 30 여분이 흐른 뒤에야 1인 시위는 계속될 수 있었다. ‘스크린쿼터는 한국의 문화정책이다. 미국정부는 부당하게 간섭하지 말라’고 씌여진 피켓을 들고 나온 박찬옥 감독은 "시민들이 스크린쿼터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엔 정부에 책임이 크다"며 스크린쿼터에 대해 올바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영화영상전공 대학생으로 구성된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영상전공 학생대책위’는 오는 16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오늘부터 대학로에서 스크린쿼터의 의의와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으며, 영화인대책위는 16일 오전 11시 남산감독협회에서 향후 투쟁방향을 제시하는 기자 간담회를 가진다. 이 자리에는 이춘연 위원장을 비롯 안성기, 신우철 집행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며, ‘의무일수를 모법에 규정하는 영화진흥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