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가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향해 달음질치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개봉한 이후 예상 밖의 ‘대박’ 행진을 계속해온 <왕의 남자>는 지난 2월11일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 세 번째 1천만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개봉 당시만 해도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가 거의 없었기에 관계자들의 기쁨은 더한 듯하다. 제작사 이글픽쳐스의 정진완 대표는 “수차례 반복해서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을 비롯해 모든 관객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는 소감을 밝혔고, 이준익 감독 또한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영화로 내 인생의 빚을 갚았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공동제작사 씨네월드의 대표이기도 한 이준익 감독의 말은 외화 수입 실패 등으로 쌓였던 부채를 갚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제 관심은 과연 <왕의 남자>가 한국영화 흥행기록(1174만6천명, <태극기 휘날리며>)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현재 추세로 보면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관객 수 추이가 이를 증명한다. <왕의 남자>가 1천만명을 돌파한 것은 개봉 46일째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39일에 비해 1주일 늦었다. 하지만 500만명에서 1천만명까지 걸린 기간은 22일로 두 영화가 동일하다. 특히 <왕의 남자>는 1천만명이 넘었다는 발표가 나온 뒤 관객이 더 들고 있다. 이 영화의 배급사 시네마서비스 이원우 배급실장은 “1천만 달성 직전인 2월 둘째 주까지만 해도 평일 관객 수는 5만명 정도였으나 1천만명 돌파 직후인 13일부터 7만∼8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밸런타인데이인 14일에는 10만명에 달했을 정도”라고 설명한다. 성적이 꾸준하다보니 281개의 스크린 수 또한 큰 변동이 없다. 결국 이런 추세를 유지해간다면 <왕의 남자>는 <태극기…>의 기록은 물론이고 1200만명까지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네마서비스의 한 관계자는 “<음란서생>이 개봉하는 2월23일부터 하향세로 접어들겠지만, 잘만 되면 1300만명까지도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2월16일까지 <왕의 남자>의 관객 수는 1060만명. 2월21일 또는 22일이면 1100만명을 돌파해 <실미도>(1108만명)의 기록을 넘어 역대 흥행 2위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