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그룹 회장이 드림웍스 영화 라이브러리 배급권을 9억달러에 매입했다고 모회사 바이어콤이 지난 3월17일 발표했다. 이 계약으로 <글래디에이터> <라이언 일병 구하기> <우주전쟁> 등 드림웍스의 2005년 9월 이전 개봉영화 59편에 대해 향후 5년간의 배급권이 소로스쪽에 넘어가게 됐다. 바이어콤 자금관리담당 마이클 돌란은 “소로스쪽과 바이어콤 양쪽 모두에 큰 이득을 남기는 계약이었다”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드림웍스 지분에 대한 추가수익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쪽은 제외됐다. 따라서 <슈렉> <마다가스카> 등 드림웍스의 기존 흥행 애니메이션들은 소로스의 배급권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어콤은 지난해 말 자회사 파라마운트를 통해 총 16억달러의 비용으로 드림웍스를 인수한 바 있다. 파라마운트는 부채 8억2500만달러를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드림웍스를 현금 7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초 완료된 이 계약으로 파라마운트는 드림웍스의 실사영화 프로덕션만을 인수하면서 동시에 <아메리칸 뷰티> <라이언 일병 구하기> <글래디에이터> 등 드림웍스의 실사영화 59편의 판권뿐 아니라 <슈렉> 프랜차이즈 및 향후 7년간 제작될 애니메이션의 배급권까지도 가져왔다.
소로스의 드림웍스 영화배급권 구매로 바이어콤쪽에 발생하는 순익은 약 6억달러. 바이어콤은 이를 자회사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의 영화제작 및 TV채널 <CBS>에 재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가와 할리우드에서는 전세계 헤지펀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퀀텀펀드의 회장 조지 소로스가 처음으로 문화·예술계에 투자한 것에 대해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으나 소로스쪽은 자세한 내막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소로스는 올해 초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이란 핵 파문으로 인한 석유값 폭등이 주택 경기를 중심으로 미국 경제 전반의 둔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유독 저조했던 자국 내 박스오피스 성적을 비롯해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할리우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소로스의 투자가 다른 대형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유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