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 프로젝트 3_세번째 시선 If You Were Me-Anima Vision
정윤철, 김현필, 이미연, 노동석, 김곡, 김선, 홍기선 | 한국 | 2006년 | 106분 | 한국영화의 흐름
정윤철 감독의 <잠수왕 무하마드>는 이주 노동자 무하마드에 대한 이야기다. 고향인 동남아시아 어느 해변가에서 잠수왕이었던 그는 한국에 와서 단속의 위험과 일상적 모욕에 시달린다. 전기료 체납으로 단전되자 촛불을 켜고 자다가 화재로 사망한 소녀 가장 선희에 대한 <소녀가 사라졌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사건의 비극성보다는 평범한 십대 소녀 선희의 캐릭터를 살려내며 단편의 힘을 보여준다. 30대 부부를 주인공으로 남녀 관계의 고질적이고도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 <당신과 나 사이>는 의도된 모범답안을 통해서 현실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노동석 감독의 <험난한 인생>은 아이들의 세계에도 진지한 고민이 있으며 차이에 대한 어른과 사회의 몰이해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과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 준다. 재기 넘치는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는 김곡, 김선 감독은 남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집단적 가학성을 강렬하고도 생생하게 그린 <Bomb!Bomb!Bomb!>을 발표했다. 주인공이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모멸적 과정과 ‘동물원’이라는 형벌 장면에서 드러나는 광기가 충격적이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다양하고도 심각한 차별 문제를 다룬 <나 어떡해>는 배우 정진영이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끈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아 전주에서 첫선을 보인 이번 프로젝트는 소재에 매몰되지 않고 감독 각자의 시선으로 다양한 인권 문제를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