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세계를 얼굴에 담은 여자, <미션 임파서블3>의 매기 큐
2006-05-20
글 : 김수경

혼혈은 매혹이다. 정교하게 블렌딩한 커피나 위스키처럼 혼혈은 ‘제4의 인종’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한국에 대니얼 헤니, 일본에 사와지리 에리카가 있다면, 홍콩에는 매기 큐가 있다. 1979년 5월22일, 하와이에서 태어난 매기 큐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마거릿 데니스 퀴글리라는 이름을 지은 그녀의 아버지는 폴란드와 프랑스인의 피도 물려받았다. 매기 큐는 10대 후반 패션모델로 엔터테인먼트의 세계에 입문한다. 일본계 미국인 데본 아오키나 독일계 중국인 앤키 라우를 발굴했던 패션계는 유라시아 혼혈아들의 가치를 재빨리 발견했다. 170cm의 키에 시원하게 뻗은 다리가 돋보이는 도발적인 몸매와 소녀의 얼굴을 가진 매기 큐는 “범아시아적 모델, 타고난 커버걸”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여성지 <페미나>의 편집자는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 어필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가 커버로 실린 <페미나>는 인도네시아 모델이 실린 다른 제호의 평균 판매량보다 3배 정도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매기 큐는 “중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로 19살에 베이징에서 처음 TV드라마에 출연한다. 스크린에 처음 얼굴을 내민 것은 유위강이 창시한 누아르 연작물 <고혹자-홍흥대비가>였다. 그녀의 출연작 <젠 엑스 캅2> <맹룡>을 제작했고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베이 로건은 “매기 큐를 보라, 그녀의 얼굴에 모든 세계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2001년 그는 성룡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러시아워2>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할리우드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패션과 잡지에서의 성공과는 달리 조연에서 정체됐던 그녀의 연기 인생은 정소동이 홍콩에서 마지막으로 연출한 <네이키드 웨폰-적나특공>을 통해 대반전을 맞이한다. 어린 시절 납치당해 킬러로 키워지는 샬린 역을 연기한 매기 큐는 피살자를 유혹하는 관능미와 냉혹한 살수의 냉정함을 적절하게 연기했다. <네이키드 웨폰-적나특공>은 홍콩 박스오피스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매기 큐는 염문설의 주인공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 꼽는 오언조를 이 작품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이후 <마환주방> <80일간의 세계일주>에 함께 출연한다. 매기 큐는 홍콩의 대표적 신성 오언조, 진관희와의 염문설이 퍼지며 스캔들 메이커로 홍콩 언론과 파파라치에게 집요하게 시달렸다. 광둥어에 능숙하지 못했던 것도 작용했을 터. “대중성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게 가치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공격적으로 대응한 그녀의 태도도 한몫했다.

<미션 임파서블3>에서 매기 큐가 연기한 첩보요원 젠은 <네이키드 웨폰-적나특공>이나 허준호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맹룡>의 연장선상에 있다. 작전을 진행할 때는 <엔트랩먼트>의 캐서린 제타 존스를 연상시키는 움직임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상대를 유혹할 때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당당한 캣워크를 선보인다. 당대의 악당 오웬(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남성이라면 그녀가 자신의 옷을 적셨을 때, 그렇게 어색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1편의 엠마뉘엘 베아르가 보여준 서정적 매력은 발휘하지 못했지만 <미션 임파서블3>의 성공은 매기 큐의 할리우드 안착을 보증했다. 카를로 기디스와 파올로 마셀리니가 공동연출한 호러물 <카운팅 하우스>가 개봉대기 중이며, 폭스의 인기 TV시리즈 <좌충우돌 리노경찰서>를 창조한 벤 거런트가 연출하는 탁구선수를 소재로 한 범죄물 <볼 오브 퓨리>에도 출연이 확정됐다. 홍콩의 스캔들 메이커에서 가장 주목받는 범아시아의 신예로 거듭난 매기 큐의 도전적인 연기 행보는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 UIP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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