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지수(엄정화)가 경민이(신의재)의 천부적인 피아노 재능을 발견하고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이 기회에 천재 피아니스트를 발굴한 유명 선생님이 되어보는 거야!” 선생님이라고 하기엔 살짝 철이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시다. 뭔가를 가르치고는 있지만 ‘스승’이라는 고고한 단어가 안 어울리는 분들, 영화 속에는 참 많으시다. 우러러볼수록 높아지는 하늘 같은 스승의 은혜라지만, 우러러보는 것 자체가 약~간 어색한 요상야릇 엽기적인 선생님을 골라봤다.
5위는 <인 앤 아웃>의 하워드(케빈 클라인) 선생님. 선생님이라고 뭐든지 척척박사는 아니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기까지 너무도 오래 걸렸다. 자신의 결혼을 앞두고 아카데미 시상식장 인터뷰에서 돌출 발언을 한 제자의 한마디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오랜 연인 에밀리(조앤 쿠색)가 독수공방에 처했을 수도.
4위는 교생으로 갓 부임한 <몽정기2>의 강봉구(이지훈)선생님. 그의 외모에 반해버린 여학생들이 ‘봉구씨’를 쟁취하고자 각종 도발적인 유혹을 서슴지 않는데도 끄떡없어 보이는 봉구 선생님의 비밀은 여학생들의 유혹에 본능적으로 흥분하시다보면 방구가 뽕뽕 나온다는 것. 안타깝다. 생리적 현상에 체면 구기는 봉구 선생님이 4위,
3위는 <스쿨 오브 락>의 듀이 핀(잭 블랙). 사실 학교 음악시간에 클래식만 배우란 법은 없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록 음악을 가르친 죄, 칭찬받아 마땅하나, 쯧쯧 친구 이름을 사칭하여 학교에 부임했다는 점이 교육적인 면에서 찜찜하다. 신나는 음악, 엉뚱하지만 기발한 웃음을 주는 잭 블랙의 매력을 인정하여 3위로 낙찰!
2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조원(배용준). 순진한 처자 소옥(이소연)이 조원의 가르침을 받고 성에 점차 눈을 떠가는 것을 보면, 조원의 지도 능력은 인정할 만하다. 제자의 학업 성취도 면에서 보자면 지도력 있는 좋은 선생님이지만, 공인된 과목도 아니요, 교사 자격증도 없을 터, ‘욘사마’의 위신도 감안했지만, 교육의 목적에 필경 불순한 의도가 엿보여 2위에 랭크.
1위는 <생날선생>의 우주호(박건형)선생님. 이렇게 멋진 선생님이 공부를 열심히 가르쳐준다면야 대입시험 전국 수석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같은 책도 한권 낼 법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변고인가. 수업시간 별 내용없이 시간 때우기 일쑤고, 학생도 아니면서 자율학습 감독도 땡땡이. 날라리 꽃미남 선생님 덕에 공부 안 하고 노는 학생들을 대신하여 1위로 응징한다.